“브라질 월드컵때 10만명 숙소해결… 평창올림픽도 ‘숙소공유’하면 OK”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4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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칩 콘리 에어비앤비 숙박부문 대표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을 앞두고 한국은 숙소 부족 문제를 어떻게 해야 할까.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드는 호텔을 짓는 것보다 숙소를 공유하는 것이 현실적인 대안 아닐까요?”

그는 호텔업계에서 ‘경영의 신’이라 불려온 칩 콘리 에어비앤비 글로벌 숙박부문 대표(사진)다. 16일 세계여행관광협회(WTTC) 글로벌 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스페인 마드리드를 찾은 그가 본보와 단독으로 인터뷰를 했다.

에어비앤비는 공유경제의 개념을 여행업에 접목시킨 글로벌 숙박 체인업체다. ‘우리 집을 관광객에게 빌려 준다’는 독특한 발상에서 출발했다. 일정 숙박료를 받고 단기간 집을 통째로 빌려주거나 남는 방을 대여할 수 있다. 에어비앤비에 등록한 전 세계 100만여 곳의 집주인들이 온라인 사이트에 등록한 숙박 정보를 보고 일반 호텔을 이용하는 것처럼 예약하면 된다. 2008년 설립 이후 현재까지 3000만 명이 넘는 전 세계 사람들이 이용했다.

평창 겨울올림픽 숙소 문제에 대한 그의 자신감 있는 해법은 근거가 있었다. 지난해 에어비앤비는 브라질 월드컵의 공식 파트너로, 10만 명이 넘는 손님을 유치해 숙소 부족 없는 국제 스포츠 행사를 가능케 했다. 최근엔 브라질 정부와 내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의 ‘대안 숙소’라는 이름으로 공식 파트너십도 맺었다. 현재 5만 개의 브라질 집이 에어비앤비에 등록돼 있다. 콘리 대표는 “집주인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손님맞이 교육을 하고 있다”며 “정부는 시설 투자비용을 아끼고, 집주인들은 부가 수입을 올리고, 숙박 관광객은 현지 문화를 제대로 체험할 수 있는 게 이 대안 숙소의 장점”이라고 말했다.

에어비앤비는 한국에서의 성장세도 놀랍다. 2012년 한국어 서비스를 시작한 지 3년 만에 에어비앤비에 등록한 한국 숙소는 6400개를 넘어섰다. 콘리 대표는 “지난해 한국 일반 가정을 이용한 관광객은 전년에 비해 340%, 해외에 나가 에어비앤비 숙소를 이용한 한국인은 400% 가까이 급증했다”고 말했다.

2년 전 에어비앤비에 합류한 콘리 대표는 1986년 26세에 ‘주아 드 비브르’라는 호텔 체인을 설립했다. 당시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싸구려 모텔 건물을 인수해 복고풍 콘셉트의 부티크 호텔로 변신시키는 것을 시작으로 52개까지 체인을 늘려갔다. 미국 호텔업계에서 로큰롤이나 문학을 콘셉트로 꾸민 테마 호텔을 도입한 것은 그가 처음이었다.

콘리 대표는 호텔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에어비앤비에 조금씩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고객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 숙소로 등록한 집주인들에게 서비스 교육을 제공하고, 침대 시트나 수건, 휴지 등 세심한 부분까지도 고객 요청에 빠르게 응답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그는 “숙박 공유 개념이 낯선 한국 고객을 위해 지난해부터는 현대해상과 협약을 맺고 만약의 사태를 대비한 보험서비스도 시작했다”며 “앞으로도 한국에서의 현지화 작업을 계속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마드리드=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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