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이상 소비성향 70% 아래로…원인은 노후 생활 불안감 때문?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3월 10일 18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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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연령대를 막론하고 소득 중 소비로 지출하는 비중이 줄고 있는 가운데 가구주가 50세 이상인 장년·고령층의 평균 소비성향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후 생활에 대한 불안이 그 주요 원인으로 분석됐다.

10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2인 이상 가구의 월 평균 소비성향은 72.9%로 관련 조사가 처음 전국으로 확대 실시된 2003년(77.9%) 이후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평균소비성향은 세금 등을 내고 남은 가처분소득에서 소비지출로 사용한 돈의 비율이다. 가처분소득이 100만 원이라면 이 중 72만9000원만 소비로 지출했다는 뜻이다.

연령대별로는 가구주가 60대 이상인 가구의 소비성향(69.6%)이 같은 기간 동안 11.5%포인트 하락해 가장 낮았다. 60대 이상이 가구주인 가구의 소비성향은 2003년(81.1%)만 해도 전체 연령대 중 가장 높았다는 점에서 경기 부진의 직격타를 맞고 있는 것으로 풀이됐다.

한창 돈을 벌거나 막 퇴직했을 시기인 50대 가구주 가구의 월평균 소비성향도 69.7%로 60대 이상과 별 차이가 없었다. 이 연령대의 가처분소득은 396만8884원으로 전체 연령층 중 가장 많지만 지갑은 꼭꼭 닫아두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50대와 60대 이상 가구주 가구의 소비성향은 2003년 이후 처음으로 70% 밑으로 떨어졌다. 일반적으로 연령대가 올라갈수록 소비성향이 높아지지만 저금리 기조, 부동산시장 침체 등으로 노후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돈을 안 쓰는 쪽으로 돌아선 것으로 보인다. 평균 수명은 늘어나지만 소득은 정체돼 장년 이후의 소비성향이 꺾였다는 것이다.

이지평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소비성향의 하락은 기업투자 둔화, 고용악화, 가계소득 저하 등의 축소균형의 악순환을 이끌 수 있다”며 “다른 연령대보다 자산을 비교적 많이 축적한 50대 이상이 지속적으로 경제활동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종=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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