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김요환 육참총장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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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 성범죄-비리 잇단 추문]
“군기확립” 외쳤지만 끊임없는 잡음에 지휘력 흠집
2014년 8월 병영혁신 적임자로 발탁, 사고 되레 늘어… 리더십 시험대에

김요환 육군참모총장(59·육사 34기·사진)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올랐다. 지난해 7월 말에 알려진 윤 일병 폭행사망 사건 이후 육군의 수장을 맡아 대대적인 군 혁신을 추진했지만 육군의 기강해이 사건 사고는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당시 2군 작전사령관이었던 김 총장은 윤 일병 사건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 권오성 전 총장의 후임으로 발탁됐다. 국방부는 “병영문화를 혁신할 자세와 엄정한 군 기강을 확립할 조직관리 능력을 갖춘 최적임자”라고 인사 배경을 설명했다.

김 총장은 지난해 8월 취임사에서 “구타와 가혹행위, 언어폭력이 존재하는 군대는 절대 하나가 될 수 없으며 전투에서 승리할 수도 없다”고 강조했다. 취임 직후 육군 일선 부대의 각종 폭력 실태 결과를 발표하면서 그는 “이 시간 이후 반(反)인권적이고 엽기적인 행위가 발생한 부대나 과거 사고를 은폐하는 부대는 발견 즉시 소속 부대 전 부대원을 타 부대로 전출시키고 부대를 해체하는 특단의 조치를 불사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두 달도 지나지 않아 17사단장이 부하 여군을 성추행한 사실이 드러나 현역 장성으로는 사상 최초로 징역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이후 김 총장은 “성범죄는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무관용 원칙을 적용해 일벌백계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여단장의 부하 여군 성폭행 사건이 터졌다. 육군참모총장의 영(令)이 제대로 서지 않은 셈.

군 안팎에선 김 총장이 취임 직후 류성식 인사참모부장(소장·육사 39기)을 논산 육군훈련소장으로 좌천시키려 했다가 무산되는 등 인사 잡음이 지휘력에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김 총장은 당시 윤 일병 사건을 제대로 보고하지 않은 책임을 물어 군 징계위원회에 회부된 류 부장을 휴일인 광복절에 육군훈련소장으로 발령을 냈다가 하루 만에 취소했다.

군 관계자는 “김 총장이 취임 이후 모든 육군 사건 사고는 투명하게 공개한다는 원칙에 따라 수면 아래에 있던 일이 많이 떠오르고 있다”며 “올해 상반기가 기강을 바로잡는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위기#김요환#육참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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