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상 새정치聯 비대위원장 신년회견서 ‘朴대통령 회견’ 공세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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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나라 얘기하는 줄 알았다” “경제인식, 국민시각과 너무 달라”
국가-민생 관련 대안제시는 안해… “문재인 자숙기간 거쳤다” 옹호도

“박근혜 대통령이 ‘다른 나라 이야기’를 하는 줄 알았다.”

새정치민주연합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은 13일 국회도서관에서 한 신년 기자회견에서 “대통령의 (복지, 일자리 등) 경제지표가 국민의 시각과 너무나 달랐다”며 이렇게 비판했다.

문 위원장은 박 대통령이 전날 신년 기자회견에서 “경기활성화가 시대정신”이라고 말한 것과 관련해 “국민은 박 대통령이 경제민주화, 복지 그리고 한반도 평화를 잘 이끌어낼 것으로 믿고 선택했다”며 “국민의 신뢰 없이 경제 활성화의 동력은 나오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또 ‘정윤회 동향’ 문건 유출과 관련해선 “청와대 안에서 문제가 발생했는데, 책임지는 사람이 한 사람도 없고, 사과조차 없다는 게 있을 수 있는 일이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대북정책에 대해선 5·24 제재 조치 철회, 금강산 관광 재개 등 정부의 결단을 촉구했다.

문 위원장은 박 대통령의 불통 논란을 겨냥해 허준의 ‘동의보감’에 나오는 ‘통즉불통(通則不痛), 불통즉통(不通則痛)’이라는 구절을 인용했다. “통하면 아프지 않고 통하지 않으면 병이 난다. 소통하지 않으면 깜깜이 정권에서 벗어날 수 없고 병들 수밖에 없다.”

문 위원장은 “어떤 분이 (저를) 박근혜 대통령을 좋아해 ‘호박(好朴)’이라고 하다가 요즘은 ‘애(愛)호박’이라고 해도 불쾌하지 않았다”며 “야당 대표로서 나처럼 언제든지 (대통령에게 비판적인) 얘기를 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고 말했다.

문 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 내용의 상당 부분을 신년 기자회견을 한 박 대통령 비판에 할애했다. 2·8 전당대회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제1야당의 ‘임시대표’가 하는 신년 기자회견치고는 너무 지엽적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야당이지만 국가와 민생을 챙기는 적극적인 대안 제시가 눈에 띄지 않았기 때문이다. 새누리당 김영우 수석대변인은 “문 위원장이 박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에 자의적인 해석과 주석 달기에 치중해 아쉽다”고 지적했다.

이날 회견에선 문 위원장이 친노(친노무현) 좌장인 문재인 의원을 옹호하는 듯한 발언을 해 논란이 일었다. 문 위원장은 ‘당권-대권 분리론’과 ‘대선 패배 책임론’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대권에 도전할 당 대표는) 1년 전에 그만두라고 당헌에 못 박혀 있다. (문재인 의원은) 2년간 자숙했다”며 “의미가 없다”고 일축했다. 이에 대해 당권 주자인 박지원 의원 측은 “두 가지 이슈는 현재 진행 중인데 비대위원장이 중립을 지키지 않은 것”이라며 불쾌감을 표시했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문희상#새정치민주연합#대통령 신년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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