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서관 3명 ‘문고리’ 호칭 억울할 것… 靑문건 넘겨받은 박지만엔 근신 요청”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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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한 민정수석 항명/‘정윤회 비선논란’ 국회 질의]
김기춘 실장 ‘비선실세 의혹’ 전면 부인

9일 오전 10시 6분에 시작된 국회 운영위원회는 오후 7시 50분까지 10시간 가까이 이어졌다. 여야 의원들과 김기춘 대통령비서실장은 ‘정윤회 동향’ 문건의 진위를 놓고 날선 공방을 벌였다.

김 실장은 청와대 비선 실세 의혹과 관련해 “(문건 내용은) 전부가 허위라고 확신했다”며 의혹을 부인했다. 또 “정윤회 씨는 이미 2004년 (박)대통령 곁을 떠났고 청와대 근처에도 오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김재원 의원(새누리당)=문서가 외부로 유출됐다는 사실을 지난해 5월 말경 알고도 왜 조치를 하지 않았나.

▽김기춘=세계일보에 여러 차례 보도되면서 ‘문서가 어디로 나갔구나’ 하는 의심을 했지만 수사를 의뢰할 만한 결정적 단서를 잡지 못했다. (지난해 5월) 오모 행정관이 가져온 보고서를 보고 ‘내용이 신빙성이 없고 애매하다’고 생각했다. 오 행정관은 출처를 끝까지 함구했다. 그러다 지난해 11월 28일 (세계일보의 정윤회 문건) 보도 후 수사를 의뢰했다.

▽박완주 의원(새정치민주연합)=박지만 EG 회장이 지난해 1월경 박관천 경정으로부터 미행 관련 보고를 받고 김 실장에게 전화를 걸어 사실 확인을 요청했다고 했다. 실제로 전화를 받았나.

▽김기춘=받았다. 박 회장이 당시 ‘조응천 공직기강비서관에게 물어보면 알 것’이라고 했다. 조 비서관에게 물으니 ‘전혀 알지 못한다’고 했다. 그 뒤 시사저널에 ‘정윤회 씨가 박 회장을 미행한다’는 기사가 났다. 박 회장에게 전화해 ‘(미행한 사람에게) 자술서를 받았다고 하던데 보내 달라. 확인해 보겠다’고 했는데 보내지 않았다. (대통령비서실에서) 특별히 조치할 게 없었다.

▽서영교 의원(새정치연합)=왜 대통령실의 문건이 박 회장 손에 들어갔나.

▽김기춘=그건 잘못된 일이다. 박 회장도 ‘앞으로 근신하라’고 저희가 조치했다.

▽김현숙 의원(새누리당)=이른바 ‘문고리 3인방(대통령비서관)’ 권력이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김기춘=본인들로서는 매우 억울하고 매우 기분이 안 좋게 생각될 호칭이다. 세 비서관은 내가 거느리고 있는 비서일 뿐이다. 아무 권한이 없다.

▽강기윤 의원(새누리당)=‘청와대 비선 실세’라는 말이 나오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김기춘=박근혜 정부는 소위 비선을 활용하는 일이 결단코 없다. 잃을 실(失)자의 실세는 있을지 몰라도 열매 실(實)자의 실세는 없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비서관#문고리#비선실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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