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 돋운 문희상 “다 정상급인데 나만 비정상…” 자학 농담, 입 닫은 김무성 친박과 냉기류… 대통령과 별 대화 없어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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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신년 인사회]

허공 바라보고… 덕담 건네고… 표정 달랐던 두 대표 2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신년 인사회에 참석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허공을 바라보는 표정(왼쪽 사진)과 마이크를 잡고 재치 있는 덕담을 건네는 새정치민주연합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의 표정이 대비된다. 청와대사진기자단
허공 바라보고… 덕담 건네고… 표정 달랐던 두 대표 2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신년 인사회에 참석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허공을 바라보는 표정(왼쪽 사진)과 마이크를 잡고 재치 있는 덕담을 건네는 새정치민주연합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의 표정이 대비된다. 청와대사진기자단
2일 청와대 신년 인사회에 참석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문희상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위원장은 박근혜 대통령과 함께 헤드테이블에 동석(同席)했지만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문 위원장이 물을 만난 고기처럼 활발한 입담으로 흥을 돋웠다면 김 대표는 신중한 표정으로 말을 아끼는 표정이었다.

문 위원장은 이날 신년회에서 건배사를 하며 “(여기 계신 분들이) 다 정상급인데 저만 비정상 대책위원회 위원장 자격(지난해 7·30 재·보궐선거 이후 비대위 체제로 운영되는 당 상황을 두고)으로 와서 송구스럽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박한철 헌법재판소장이 “1894년에 ‘갑오세 가보세 을미적 을미적 거리다 병신이 되면 못 가리’ 노래가 있었다. 을지문덕의 지혜와 용기로 미생을 구하는 을미년이 됐으면 한다”고 말한 것을 받아 “잘못했다 병신 되는 게 아닌가 걱정이 태산”이라고 농담을 던졌다. “그러나 분명한 건 갑(甲)은 가고 을(乙)은 왔다는 것(갑오년을 지내고 을미년이 된 것을 비유)”이라고 말했다.

앞서 마이크를 잡은 김무성 대표가 “존경하는 문 위원장님 복 두 배로 더 받으시길 바란다”고 한 데 대해서는 “배가 그렇지 않아도 많이 나와 있는데 ‘복복이’가 되는 심정”이라는 자학개그를 해 웃음을 자아냈다. “2014년도 국회가 잘 운영된 것은 완벽하게 문 위원장 공”이라는 김 대표의 덕담에도 “여당이 이렇게 칭찬해 주는 야당은 야당성을 상실한 거죠”라는 유머로 대꾸했다. 웃고 있던 박 대통령도 “서로가 상생하는 것”이라고 답하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주도한 셈.

반면 김 대표는 박 대통령과 간단한 덕담을 나눈 것 외에는 별다른 대화를 하지 않았다고 한다. 일각에서는 최근 대선 승리 2주년에 박 대통령이 일부 친박계 의원들만 초청해 식사를 한 사실이 알려지고, 당내에서 김 대표를 향한 성토가 이어지면서 분위기가 어색해진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배혜림 기자 beh@donga.com
#김무성#문희상#박근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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