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성만 보고 뽑아… 스펙이야 나중에 키워주면 되죠”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2월 30일 03시 00분


코멘트

[미래인재 키우는 强小기업]<中>대학-마이스터고와 산학협력 ‘아미코스메틱’

29일 오후 서울 마포구 양화로 아미코스메틱 본사에서 이경록 사장(앞줄 오른쪽)과 직원들이 자사 제품들을 들어 보였다. 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29일 오후 서울 마포구 양화로 아미코스메틱 본사에서 이경록 사장(앞줄 오른쪽)과 직원들이 자사 제품들을 들어 보였다. 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29일 오후, 서울 마포구 양화로의 화장품 전문기업 아미코스메틱 본사에서는 홍보 및 마케팅부문 신입사원 채용을 위한 면접이 한창이었다. 3명 모집에 몰려든 지원자는 모두 200여 명. 웬만한 대기업 못지않은 경쟁률이다. 지난해 210억 원의 매출액을 올린 작은 기업이 이처럼 ‘입사하고 싶은 직장’이 된 까닭은 뭘까.

이경록 아미코스메틱 사장은 “우리 같은 중소기업들도 성장에 대한 비전만 제대로 보여줄 수 있다면 좋은 인력들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일단 뽑은 뒤 잘 가르친다

아미코스메틱이 법인으로 등록한 것은 2011년 1월. 이제 만 3년이 됐다. 당시 20명 정도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본사와 중국 상하이(上海) 지사를 포함해 101명이 일하고 있다. 아미코스메틱은 화장품 연구개발(R&D)과 상품기획, 디자인, 판매·마케팅만 직접 담당하고 생산은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을 택하고 있다.

이 회사 역시 설립 초기에는 직원 확보에 무수한 어려움을 겪었다.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중소기업에 우수한 인재들이 알아서 찾아올 리 없었기 때문이다. 이 사장은 “지원자의 스펙에 욕심을 부리면 한도 끝도 없었다”며 “일은 가르쳐주면 된다는 생각으로 일단 인성만 보고 뽑았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이다 보니 회사 직원들이 갖춰야 할 가장 필요한 덕목은 화려한 스펙이나 외국어 실력이 아닌 도전정신과 추진력이었다. 이 사장은 “거기에 긍정적 태도만 갖추고 있다면 함께 일할 사람으로서 더 바랄 게 없었다”고 말했다.

아미코스메틱은 이와 함께 직원 교육과정을 대기업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올해만 해도 1억 원 이상을 순수 직원 교육비로 썼다. 사원 주임 대리 과장 차장 부장 등 직급별로 직무·어학 교육 과정을 마련하는가 하면 IGM세계경영연구원의 전문 강사를 초빙해 교육의 질을 높였다. 2012년 말 상하이 지사를 세운 뒤에는 직원들의 중국어 학습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유은석 아미코스메틱 인사지원팀장은 “지난해 상반기(1∼6월) 전 직원을 대상으로 조사했을 때 87%가 교육을 포함한 회사 복리후생 시스템에 ‘만족한다’고 답했다”며 “일하기 좋은 기업으로 입소문이 퍼지면서 채용 때마다 50 대 1에서 100 대 1의 경쟁률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 우수 인재는 미리 찜한다

아미코스메틱은 이달 4일과 24일에 주력제품인 ‘비타민 수면 크림’을 홈앤쇼핑을 통해 방송해 목표 대비 각각 93%, 111%의 판매실적을 올렸다. 앞서 소셜커머스 업체를 통해 판매한 제품들이 좋은 평가를 받은 것이 홈쇼핑에서의 성공으로 이어진 것이다. 이 회사 국내영업2팀의 임익상 대리는 “중소기업 제품이라 인지도가 높지 않았지만 품질 만족도가 크다 보니 시장에서도 점차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아미코스메틱의 품질 개선에 혁혁한 공을 세우고 있는 이들이 있다. 대구한의대 화장품 약리학과 학생들이다. 아미코스메틱은 지난해 5월 대구한의대와 산학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맺고 공동연구 과제를 진행하거나 방학을 활용해 학생들에게 기업 체험 기회를 주고 있다. 학생들은 실제 화장품을 개발할 때 ‘품평단’으로 참가해 날카로운 지적을 하기도 한다. 이 사장은 “학생들은 학교에서 배우기 힘든 기업현장을 경험하고, 우리 회사로서도 객관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어 일거양득”이라고 만족스러워했다.

대구한의대 학생들 중에는 자연스럽게 아미코스메틱에 입사하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 현재 이 회사 직원 중 대구한의대 출신자 비율은 15%에 이른다. 아미코스메틱은 서울과학기술대 목원대 세명대 건국대 제주대 연세대 등과 잇달아 MOU를 체결하면서 인재 확보를 위한 네트워크를 넓히고 있다. 올 들어서는 한국바이오마이스터고, 서울디자인고와도 협력을 맺었다.

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아미코스메틱#화장품#스펙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