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분석]北-美 해빙… 中-日 화해… 바라만 보는 한국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1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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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국가정보국장, 오바마 특사로 방북… 北, 케네스 배 등 억류 미국인 둘 석방
中-日 정상은 취임후 첫 회담 합의

한반도 정세가 소용돌이에 휩쓸리고 있다. 남북 관계가 꽉 막힌 상황에서 북한이 억류된 미국인들을 전격적으로 풀어주면서 북-미 관계의 반전을 예고했다. 미국이 정보기관의 최고 책임자 방북이라는 극적인 카드를 던졌다는 점도 주목된다. 한중일 관계도 예사롭지 않다. 한일이 과거사 문제로 정상회담은커녕 대치 정국으로 뒷걸음질하는 동안 중국과 일본은 정상회담 개최에 전격 합의한 것이다. ‘영원한 적도, 우방도 없다’는 외교 전장(戰場) 속에서 한국만 표류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북한이 석방한 미국인 케네스 배 씨(46)와 매슈 토드 밀러 씨(24)는 8일(현지 시간) 미국에 도착했다. 배 씨는 2년 만에, 밀러 씨는 7개월 만에 풀려났다. 두 사람은 이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특사로 북한에 파견된 제임스 클래퍼 국가정보국장(DNI)과 함께 평양을 떠나 괌 미군기지를 거쳐 이날 밤늦게 워싱턴 주 루이스매코드 합동기지로 귀국했다.

미국은 이번 석방교섭은 외교협상이 아니라고 밝혔다. 그래서 외교관이 아니지만 한반도 문제에 밝은 클래퍼 국장을 택했다고 했다. 하지만 클래퍼 국장은 중앙정보국(CIA)과 국가안보국(NSA), 연방수사국(FBI) 등 미국 정보기관 16개를 총지휘하는 장관급 인사로 오바마 대통령의 최측근이다. 지금까지 억류 미국인 석방교섭에 나섰던 전직 대통령보다 무게감은 덜하지만 실권은 훨씬 많다.

클래퍼 국장은 이번 방북에서 오바마 대통령의 친서도 북측에 전달했다. 미국이 “클래퍼 국장을 보내겠다”고 제안했고 북한이 이를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일 교섭이 교착될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유엔이 북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를 국제형사재판소(ICC)에 회부하는 방향으로 북한 인권 문제를 제기한 데 대한 북한의 절박한 선제 대응인 것으로도 풀이된다.

이처럼 억류된 미국인이 모두 풀려났지만 한국인 선교사 김정욱 씨는 여전히 북한에 붙잡힌 상태다. 건강 상태조차 확인되지 않고 있다.

조숭호 기자 shcho@donga.com
#한반도 정세#미국#북한#중일관계#북한 억류 미국인 석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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