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출전한 북한, 호기심 넘은 관심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0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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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회식 기수 송금정 미모 화제… 수영 심승혁은 첫 메달 주인공

2014 인천 장애인아시아경기에 출전한 북한 선수들은 14일 선수촌에 들어온 뒤 황해도 출신인 황연대 선수촌장과 식사를 같이 했다. 이 자리에서 황 촌장이 “어릴 때 집 근처 온천에 다니며 다리 치료를 받았다. 여태 건강한 것도 그때 온천 덕을 보는 것 같다. 꼭 다시 한 번 가 보고 싶다”고 말하자 북한 여자 휠체어 탁구 대표 송금정(26·사진)은 “빨리 평화통일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자 황 촌장은 송금정을 꼭 끌어안고 울었다.

두 사람은 2012년 런던 패럴림픽 때 만난 인연이 있다. 송금정은 당시 선수가 아니라 참관인 자격으로 대회에 참가했었다.

인천 장애인아시아경기 개회식 때 북한 선수단 기수를 맡은 송금정은 국내 누리꾼들에게 적지 않은 관심을 받았다. 송금정은 어릴 때 소아마비를 앓아 한쪽 다리를 절단했지만 빼어난 미모는 사라지지 않았다.

사실 북한은 런던 패럴림픽 이전까지 장애인 선수들을 장애인 국제대회에 내보내지 않았다. “북한에는 장애인이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실제로는 ‘난쟁이’(왜소증 환자)들에게 불임 수술을 강요할 만큼 차별이 심했다. 그러다 2003년 ‘장애자보호법’을 만들면서 차별을 줄여 나가기 시작했고, 지난해에는 유엔 ‘장애인 권리 협약’에 서명하는 등 장애인 처우 개선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이번 대회는 북한의 장애인아시아경기 데뷔전이다. 그래서 19일 심승혁(18)이 남자 수영 100m 평영에서 따낸 동메달이 북한의 사상 첫 번째 아시아경기 메달이 됐다. 북한은 당초 이번 대회에 선수단을 보내지 않을 계획이었다. 하지만 (사)푸른나무의 신영순 대표가 6월 방북해 설득에 나선 끝에 선수 9명 등 북한 선수단 29명이 남한 땅을 밟게 됐다.

신 대표는 “남북한 간에 연결 고리를 하나라도 더 늘리자는 취지로 2005년부터 탁구나 양궁 등 스포츠 물품을 후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인천 장애인아시아경기#장애자보호법#송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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