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국왕 주치의 인터뷰 “한국병원 진료 전문성-대중성 세계최고”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8월 28일 03시 00분


코멘트

[사우디에 의료수출 첫 성과]
한국 의료시스템 도입 진두지휘

“사우디 국왕께서 의료 시스템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만들기 위해서라면 돈이 얼마가 들든지 개의치 말라고 했습니다. 지구 어디를 가서든 방법을 찾으라고 했습니다. 오늘 이 자리에 온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사우디 국왕의 주치의로 사우디 보건행정의 실권을 쥐고 있는 마흐무드 알 야마니 킹파흐드왕립병원(KFMC) 원장(사진)은 26일 서울 모처에서 열린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한국과의 파트너십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야마니 원장은 “미국 독일 등 전 세계 여러 뇌신경과학 연구개발(R&D)센터를 가봤지만 한국처럼 기술집약적이고 효율적인 시스템을 보지 못했다”며 “삼성서울병원의 뇌신경과학 기술을 사우디에 모두 도입할 때까지 투자를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우디 정상급 신경외과 전문의인 야마니 원장의 한국 사랑은 각별하다. 그가 KFMC 교수 시절 세계적인 학술지에 실린 남도현 삼성서울병원 교수의 논문들에 감명을 받아 한국을 방문하기도 했다. 그는 병원장에 취임한 뒤 직접 R&D센터 도입을 추진했다. 이번 한국 방문도 그가 원해서 했다. 야마니 원장은 “환자를 돌보면서 남 교수의 아바타 시스템에 대한 논문을 보지 못했다면 지금 한국과 사우디의 R&D센터 수출도 없었을 것”이라고 회상했다.

야마니 원장은 한국의 의료 시스템이 전 세계 의료 강국과 비교했을 때 독특한 강점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뇌신경과학, 암센터, 심혈관센터 등 특화된 의료기술을 보유하면서 다수의 환자를 효율적으로 진료하는 시스템까지 갖췄다는 것. 야마니 원장은 “나도 학자지만 연구에 집중하다 보면 환자를 돌보는 것에 소홀함이 생기기 마련이다. 미국의 특화병원들도 기술력은 갖췄지만 진료 효율성이 떨어진다”며 “하지만 한국은 전문성과 대중성 모두를 갖췄다”고 말했다.

야마니 원장은 25일부터 2박 3일 동안의 방한 일정을 사우디 정부의 실질적인 돈줄을 쥐고 있는 압둘라지즈 압둘라만 알후타일리 사우디 재무부 실장과 함께 소화했다. 이번 R&D 수출건의 중요성을 가늠할 수 있는 지점이다.

야마니 원장은 “삼성서울병원과의 뇌신경과학센터 구축은 10년 동안 안정적으로 진행해야 하는 사업으로 재정적인 지원이 필수적이다. 한국의 시스템을 직접 보고 사우디 정부의 신뢰를 높이기 위해 출장 동행을 특별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사우디#의료수출#한국 의료시스템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