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모병제 도입-처벌 강화로 軍폭력 해소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8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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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은 일과후 자유시간 부여

베트남 전쟁 패전 분위기가 감돌았던 1970년대 초반 미군 영내에서는 폭력과 마약 복용 등 규율 위반이 급증했다. 반전 여론에 직면한 미군 지도부는 전문가들을 투입해 병영 문화를 점검했다.

당시 미국은 징병제를 유지하고 있었다. 특권층 자제들이 징집을 피하는 병역비리도 만연했다. 군대 폭력은 후방 지원부대에서 주로 발생했다. 전문가들은 징집에 대한 불만과 지루함, 규율의 부재 등이 군대 폭력의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미군은 1973년 모병제로 전환하면서 폭력행위 근절을 위한 교육과 규율을 강화했다. 동료 병사를 괴롭히거나 폭력을 가할 경우 군사재판에 넘겨 신체의 자유를 구속하는 동시에 계급 강등, 급여 삭감과 같은 불이익도 받도록 했다. 실제로 2011년 10월 아프가니스탄에 배치된 미 육군 사병 데니 첸이 초소에서 스스로 총을 쏴 자살한 사건이 발생했을 때 군 법원은 그의 동료 사병 7명에게 이 같은 판결을 내렸다.

징병제를 채택하고 있는 이스라엘은 병영 내 자유와 소통의 문화를 정착시켜 왔다. 병사들은 일과 후에는 자유시간을 갖고 주말마다 외박을 할 수 있다. 휴대전화도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고 복장도 자유로운 편이다. 경계 근무 시 선글라스를 착용하거나 귀걸이를 한 젊은 병사들을 심심치 않게 발견할 수 있을 정도다.

이스라엘 방위군(IDF)은 일과 후 지휘관이 1시간가량 병사들과 함께 그날 훈련에서 부족했던 점이나 개선사항 등을 자유롭게 토론하는 ‘하바드 다앗’(히브리어로 존경하는 의견이란 뜻) 시간을 갖는다. 군 복무 과정에서 겪는 불만을 해소하고 장교와 사병, 선임과 후임 간의 벽을 허물기 위해서다.

워싱턴=신석호 kyle@donga.com·이승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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