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능세포 날조 결국… 논문 지도한 日 이화학硏 부소장 자살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8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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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노벨상 후보… 열도 충격

날조로 드러난 만능세포인 ‘STAP(자극야기 다능성 획득) 세포’ 논문 집필 지도를 맡았던 사사이 요시키(笹井芳樹·52·사진) 일본 이화학연구소 발생재생과학연구센터 부소장이 5일 자살했다. 사사이 부소장은 2012년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인 야마나카 신야(山中伸彌·52) 교토대 교수의 라이벌이자 차기 노벨상 후보감으로 손꼽히던 과학자였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사사이 부소장은 이날 오전 고베(神戶) 시 이화학연구소 연구동 계단 난간에서 위급 상태로 경비원에게 발견됐고 2시간 정도 지난 뒤 사망했다. NHK는 “현장에 있던 가방에 3통의 유서가 있었다. 그중 1통은 오보카타 하루코(小保方晴子·30·여) 씨에게 ‘STAP 세포를 재현해 달라’고 적혀 있었다”고 밝혔다.

사사이 부소장은 오보카타 씨가 올해 1월 30일 네이처에 발표했다가 연구 부정이 드러나 논문을 철회한 STAP 세포 논문의 공동 저자다. 오보카타 씨가 논문을 주도했고 사사이 씨는 주로 집필 지도에 관여했다. 그는 지난달 “부정이 없도록 지도를 철저히 완수하지 못한 것을 공동저자로서 깊이 후회하고 반성하고 있다”고 언론에 밝혔다.

연구 날조가 불거진 이후 그의 건강은 급격히 나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3월경 일시적으로 입원하기도 했다. 최근 연구소로 다시 출근했지만 정신적으로 힘들어했고 약물 부작용으로 분명히 대화하기 힘들었다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교토대 의학부를 졸업한 사사이 부소장은 1998년 36세의 젊은 나이에 교토대 재생의과학연구소 교수로 취임했다. 2년 뒤 이화학연구소 업무도 겸임하기 시작했고 지난해 연구소 부소장이 됐다. 연구소 내에서 ‘논문 집필의 천재’로 통했다.

일본 언론은 그의 사망 소식을 주요 뉴스로 다루면서 STAP 세포 논문의 작성 과정 규명이나 검증 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만능세포 날조#일본#사사이 요시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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