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가 국가장래”… 떡잎부터 경쟁력 키워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7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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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초중고 SW교육 강화 배경
정규 교과목 편성해 수능과 연계… ‘SW 마이스터고’ 4곳 지정 계획
청년 CEO들 만난 朴대통령… “게임산업 어떻게든 육성할 것”

《 2015년 중학교 신입생부터 프로그래밍 등 소프트웨어(SW) 교육을 필수적으로 이수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초등학교에서도 현재 5, 6학년을 대상으로 시행하는 정보화 교육이 2017년부터 정보윤리 등 SW 소양교육으로 확대된다. 정부는 23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SW 중심사회 실현 전략’을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정부는 SW 교육 강화 외에도 SW 융합에 기반한 주력 산업 경쟁력 제고 등을 전략보고서에 담았다. 박 대통령은 “소프트웨어에 기반을 둔 산업 혁신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소프트웨어 중심사회 실현을 반드시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  
로봇과 경례? 박근혜 대통령이 23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판교테크노밸리 공공지원센터에서 열린 소프트웨어 중심사회 실현 전략보고회에 참석해 초등학생 교육용 소형 로봇을 살펴보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로봇과 경례? 박근혜 대통령이 23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판교테크노밸리 공공지원센터에서 열린 소프트웨어 중심사회 실현 전략보고회에 참석해 초등학생 교육용 소형 로봇을 살펴보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미래창조과학부 교육부 산업통상자원부 문화체육관광부 등 4개 부처가 공동으로 마련해 23일 발표한 ‘소프트웨어(SW) 중심사회 실현 전략’의 목적은 SW 산업 육성을 통해 전 산업부문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고등학생과 대학생은 물론이고 초중학생부터 SW 교육을 의무화해 관련 부문의 인재 저변을 넓히겠다는 게 핵심이다.

○ 초중고 SW 교육 강화…입시 연계


미래부와 교육부는 우선 초중등학생에 대한 SW 교육부터 강화하기로 했다. 현재까지는 단순한 컴퓨터 사용법이나 인터넷 검색법 등을 가르쳤지만 앞으로는 정보윤리, SW 코딩 이해(이상 초등학교), 알고리즘 절차 익히기, 프로그램 제작 기초(이상 중학교) 등을 교육해 SW 소양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최양희 미래부 장관은 “소프트웨어는 논리적, 합리적, 창의적 사고가 필요하기 때문에 어려서부터 잘 훈련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교육부는 초등학교(5, 6학년)는 2017년부터 교과 내용을 개편하고, 중학교는 2018년부터 선택 과목인 ‘정보’ 교과를 ‘SW’ 교과로 전환해 필수 과목으로 편입시키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구체적인 계획은 9월 확정될 ‘문·이과 통합형 교육과정’에 포함될 예정이다. 다만 중학교는 2015∼2017년 3년간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올 하반기(7∼12월) ‘SW 교육 운영지침’을 만들어 당장 내년 신입생부터 SW 교육을 필수로 이수하도록 할 방침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경기 성남시 판교테크노밸리에서 열린 전략보고회에 참석해 “SW 코딩 교육을 입시와 연계하지 않으면 학생들이 잘 배우지 않으려 해 시간 낭비만 될 수 있다”며 “대학입시에 자꾸 부담을 더한다면 (체력장처럼) ‘절대 평가’로라도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이와 관련해 “SW가 정규 교과목이 되면 자연스럽게 입시와도 연결된다”며 “그러나 수능 선택과목이 되더라도 시점은 현재 초등학교 5학년이 시험을 치를 2021년 이후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고등학교 SW 과목의 경우 심화선택에서 국어 영어 수학과 같은 일반선택으로 전환해 학생들의 선택률을 높이기로 했다. 또 내년 3월 대덕전자기계고를 ‘SW 마이스터고’로 전환하고 2017년 이 분야 마이스터고를 3개 더 지정한다는 계획이다.

○ SW를 통한 산업 업그레이드


정부가 설명한 ‘SW 중심사회’는 모든 산업 분야의 성장동력을 SW에서 찾겠다는 것이다. 갈수록 고도화되는 기술사회에서는 SW와의 융합만이 산업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라는 판단에서다.

박 대통령도 “소설 ‘어린 왕자’에 보면 ‘가장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유명한 구절이 있다”며 “소프트웨어도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우리 경제와 삶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날로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산업부는 SW 융합을 통해 자동차 조선 등 주력산업의 제품 및 제조공정을 혁신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2020년까지 주력 제품별 ‘IT 융합센터’를 10개로 늘리고(현재 3개),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해 1만 개 공장을 ‘낭비 제로 공장’으로 만들기로 했다. 또 웨어러블 기기, 로봇, 센서, 3차원(3D) 프린팅 등 SW 비중이 높은 4대 산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문체부는 SW 불법 복제율을 2013년 38%에서 2020년 20%대로 낮춰 건강한 생태계 조성에 나설 계획이다.

박 대통령은 “지난 20년간 소프트웨어 경쟁력 강화를 위해 여러 정책을 추진했지만 큰 물줄기를 돌리는 데는 성공하지 못했다”며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정부와 민간이 단단히 마음먹고 힘을 모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서울 금천구 대륭테크노타운에서 개최된 ‘청년 최고경영자(CEO)와 함께하는 창고 간담회’에 참석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게임산업은 우리가 아주 잘할 수 있는 분야라 어떻게든 키워야 한다는 분명한 목표를 갖고 접근하겠다”고 밝혀 주목을 끌었다.

김창덕 drake007@donga.com·이재명 기자
#소프트웨어#떡잎#산업통상자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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