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노총에 공권력 첫 투입]민노총 “노동자에게 전쟁 선포한것”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2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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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불법파업 근절해 법질서 확립”
김한길 “진압 중지” 대통령에 서한
23일부터 열차운행 추가 감축

민노총과 철도노조, 야당은 22일 정부가 철도노조 지도부를 체포하기 위해 서울 중구 정동 경향신문사 건물에 경찰을 대거 투입한 것에 대해 강력 반발했다.

민노총 신승철 위원장은 이날 경찰의 체포작전이 실패로 돌아간 직후 기자회견에서 “정부는 110만 노동자에게 전쟁을 선포한 것이나 다름없다. 민노총은 철도 민영화를 막기 위해 끝까지 투쟁할 것이며 28일에는 전 조직원이 투쟁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긴급최고위원회를 열었으며 김한길 대표는 민노총과 경찰이 대치하는 현장을 직접 찾았다. 김 대표는 “대화로 충분히 풀 수 있는 문제다. 오늘은 더이상 진압이 없도록 조치해 주시기 바란다”는 내용의 ‘박근혜 대통령에게 드리는 글’을 노웅래 비서실장을 통해 청와대에 전달하기도 했다. 신경민 최고위원, 최원식 전략기획위원장, 이찬열 국회 안전행정위 간사 등은 경찰청을 항의방문했다. 문재인 의원은 자신의 트위터에 “왜 이리 강경합니까? 공권력은 마지막 수단이어야 합니다”며 자제를 촉구했다. 민주당 유은혜, 김기식 의원을 비롯해 통합진보당, 정의당 의원 20여 명은 밤늦게까지 경향신문사 앞에 머무르며 경찰과 대치했다. 정의당 천호선 대표는 “YH 노동자들을 강제 진압했던 박정희 정권은 결국 무너졌다”며 “이번 공권력 투입은 이 정권에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것”이라고 했다.

반면 새누리당 유일호 원내대변인은 “정부는 법질서 확립을 통해 불법파업의 악순환을 근절하고 국민의 안전을 지켜야 할 것”이라며 “(철도)노조 지도부는 국민의 불편을 초래하는 불법파업을 즉각 중지해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정부는 파업이 3주차에 들어서는 23일부터 열차 운행횟수를 추가 감축한다. 현재 평시 대비 88% 수준(주중 하루 176대)으로 운행되는 고속철도(KTX)는 23일부터 73.0%(146대)로 줄어든다. 수도권 지하철 운행 역시 현행 하루 1903대(92.2%)에서 1770대(85.7%)로 줄어 출퇴근길 혼란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김수연 suyeon@donga.com·민동용 기자
#철도 파업#철도 노조 지도부#민노총 진입#김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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