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안보 위협에 결연히 맞설 것… 선거사건 정치적 고려없이 처리”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2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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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태 신임 검찰총장 중립 강조
국정원 댓글수사 마무리 급선무… 조직 내부 갈등 치유 등 난제 쌓여

김진태 신임 검찰총장(61·사법연수원 14기·사진)이 2일 오후 취임식을 갖고 40대 검찰총장에 취임했다. 9월 13일 채동욱 전 총장이 사퇴 의사를 밝힌 지 80일 만이다.

김 총장은 취임사에서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는 대한민국의 존립과 발전의 근간이며 정치적 입장을 초월한 헌법의 핵심가치”라며 “투철한 사명감과 남북 분단 현실에 대한 냉철한 인식을 바탕으로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어떠한 시도에 대해서도 결연히 맞서겠다”고 다짐했다. 또 국가정보원 대선 개입 의혹 수사 과정에서의 논란을 의식한 듯 “검찰의 정치적 중립에 대한 어떠한 시비도 불식시키겠다는 각오를 새로이 다져 달라. 저 자신부터 든든한 버팀목이 되겠다”고 밝혔다. 또 “선거 사건은 일체의 정치적 고려 없이 공명정대하게 처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정원 수사와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의식한 말로 풀이된다.

검찰 안팎에선 김 총장의 당면 과제는 ‘현재 논란 속에서 진행되는 수사를 얼마나 깔끔하게 마무리하느냐’라고 보고 있다.

우선 채 전 총장 혼외아들 의혹과 관련한 개인정보 불법 조회·유출 의혹 수사가 첫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이 최근 대통령총무비서관실 조모 행정관(54) 관련 의혹을 밝혀내면서 청와대의 개입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김 총장이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 ‘집권 첫해인 청와대’에 수사의 칼날을 들이댈 것인지가 관심사다. 검찰 일각에선 수사 규모가 커지고 있어 현재 검사 한 명이 전담하고 있는 수사를 별도의 수사팀에서 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지난 8개월간 계속된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 수사를 더이상의 논란 없이 마무리하는 것도 문제다. 조만간 있을 수사 결과 발표 때 국민과 야당이 수긍할 만한 결과를 내놓을 수 있는지가 김총장호의 순항에 중요한 키가 될 것으로 보인다. 만약 이 과정에서 계속 잡음이 흘러나오면 야권의 특검 주장이 힘을 얻을 수 있다. 특히 검찰 수사에 대해 국정원이 과잉 수사라고 반발하는 상황에서 공소 유지를 잘해 재판부를 설득하는 것도 큰 과제로 남아 있다.

또 이 사건 과정에서 서울중앙지검장과 특별수사팀장이 외압 논란을 놓고 정면충돌하면서 수사에 대한 의혹은 물론 검찰 내부의 갈등이 최고조에 달해 검찰이 큰 상처를 입었다. 김 총장이 취임사에서 “자신의 주장만을 고집하지 않고 서로 신뢰하며 끊임없이 소통해 타당한 결론을 찾아가는 성숙된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밝힌 것은 국정원 수사에서 비롯된 내분과 갈등을 봉합하겠다는 의지로 받아들여진다.

검찰 안팎에선 김 총장이 현재 진행되는 KT 효성 동양그룹 등 대기업 수사를 핵심 혐의를 입증해 신속하게 끝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실적 위주의 별건 수사나 무리한 기소를 지양하겠다는 김 총장의 평소 소신이 반영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김 총장은 취임사에서 “자유경쟁과 공정거래 질서를 훼손하는 기업 비리나 탈세 및 불법 사금융 등 지하경제 범죄를 근절하겠다”고 밝혔다.

검찰 내 대규모 인사는 늦어도 이달 중순 전후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길태기 대검 차장과 소병철 법무연수원장 등 사법연수원 15기 고검장급 간부들은 용퇴가 거론되고 있다. 공석인 서울중앙지검장에는 임정혁 서울고검장, 이득홍 대구고검장, 김수남 수원지검장(이상 16기)과 김경수 대전고검장, 박성재 광주고검장, 최재경 대구지검장(이상 17기) 등이 거론되고 있다.

최예나 yena@donga.com·전지성 기자
#김진태#검찰총장#국정원 댓글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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