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기, 의원들에 “총이라는 단어 하나로 낙인찍혀” 서한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9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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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2회합때 ‘총기 발언’ 시인
李 “방북 안해” 黨 “금강산 관광” 엇박자

체포동의안 처리를 앞둔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이 2일 새누리당, 민주당 의원 전원에게 A4용지 3쪽 분량의 구명편지를 보냈다. “‘총’이란 단어 하나로 ‘내란음모’로 낙인찍혔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러나 문제의 RO 회합에서 총이란 단어를 언급한 적이 없다던 말을 스스로 뒤집는 오류를 범했다.
체포동의안 처리를 앞둔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이 2일 새누리당, 민주당 의원 전원에게 A4용지 3쪽 분량의 구명편지를 보냈다. “‘총’이란 단어 하나로 ‘내란음모’로 낙인찍혔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러나 문제의 RO 회합에서 총이란 단어를 언급한 적이 없다던 말을 스스로 뒤집는 오류를 범했다.
정기국회 첫날인 2일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은 새누리당과 민주당 의원들에게 A4용지 세 쪽짜리 서한을 돌렸다. 그는 “국가정보원이 제게 내란음모라는 어마어마한 딱지를 붙여 마녀사냥식 여론재판으로 벼랑 끝으로 몰고 있다”며 “저에 대한 체포동의안 처리를 거둬 달라”고 호소했다.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나서자는 저의 진심이 ‘총’이라는 단어 하나로 전체 취지와 맥락은 간데없고 ‘내란음모’로 낙인찍혀 버렸다”며 “앞뒤 말을 가위질해 선정적 단어만 골라 여론몰이를 하는 것이야말로 왜곡, 날조가 아니냐”고도 했다.

그런데 이 같은 발언은 며칠 전 발언과 배치된다. 이 의원은 5월 12일 서울 마포구 합정동의 한 종교시설에서 열린 ‘RO(혁명조직)’ 회합 녹취록이 보도되자 “총기 운운한 적이 없다”(8월 30일 기자회견)고 부인했다. “물질적, 기술적 총을 언제 준비하느냐”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한 자루 권총 사상이다” 등 여러 차례 총기와 관련한 녹취록 발언은 조작된 것이란 주장이었다. 그런데 해명을 하려다 그만 “총 발언은 있었다”고 시인해버린 것이다.

이 의원은 이날 정기국회 개회식에 들어가기 전 본회의장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에 다녀온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이 2005년 3월, 2007년 3월 두 차례 북한을 방북했다”는 동아일보 보도내용을 반박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그러나 통진당 홍성규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이 의원이 ‘북한을 다녀오지 않았다’고 하는 것은 맥락상 언론에 호도되고 있는 밀입북과 관련한 것이다. 이 의원은 금강산 관광은 몇 차례 다녀왔다”며 엉뚱한 해명을 내놨다. 정치권에선 “이 의원과 통진당이 해명에 급급하다 자꾸 자살골을 넣고 있다”는 평이 나온다.

한편 통진당 이정희 대표는 국회 본관 앞에서 단식 농성에 들어갔다. 이 대표는 “중세 마녀사냥을 중단하라”며 “체포동의안을 처리하는 것은 한국전쟁 피바람 속에 자행된 즉결 처분과 같다”고 주장했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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