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벤처창업자 68% “스스로 돈 융통”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8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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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예비창업자 193명 조사
외부투자 받는 美-이스라엘과 대조… 10명중 6명 “희망자금 평균 1억”

미국, 이스라엘 등 창업 선진국의 예비 창업가 대부분은 자신이 아무리 많은 돈을 갖고 있더라도 외부에서 투자를 받아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을 시작한다. 그래야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내 스타트업의 67.8%는 창업가 스스로 마련한 자금, 즉 자신의 돈이나 지인, 은행 등에서 빌린 돈으로 사업을 시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권청년창업재단과 동아일보가 지난달 예비 창업가 193명을 상대로 ‘창업 준비 현황’을 조사한 결과다. 조사 대상 예비 창업가들은 남성(84.5%)과 30대(53.9%)가 많았다. 창업을 준비한 기간은 2년 미만이 62.7%였다.

국내 예비 창업가들이 생각하는 창업자금 규모는 평균 7000만 원 안팎이었다. 1억 원 안팎이 61.0%로 가장 많았지만 2000만 원 이내의 소액 창업을 구상하는 사람도 25.9%나 됐다.

자금을 마련하는 경로는 직장생활이나 아르바이트를 통해 모아둔 돈(31.6%), 금융권 대출(19.1%)이 과반을 차지했다. 반면 외부 투자를 받거나 공공기관의 경진대회 상금으로 창업자금을 마련한다는 응답은 19.7%에 그쳤다. 그나마 외부 투자나 창업경진대회 상금으로 충당할 수 있는 돈은 대부분 3000만 원 이하 소액이어서 기대에 못 미친다는 답변이 많았다. 예비 창업가들의 49.3%는 1차로 마련한 창업자금을 다 썼을 때는 ‘추가 대출을 알아본다’고 답했다. 이어 창업경진대회 도전(17.6%), 아르바이트(9.3%) 등이 뒤를 이었다.

65.8%는 취업이 아니라 창업에 나선 이유로 ‘창업을 통한 자아실현’을 들었다. 가장 큰 걸림돌로는 실패를 인정하지 않는 문화(36%), 에인절 투자의 빈곤(33.7%), 정부정책의 부실(13.5%) 등을 거론했다. ‘창업의 길에 도전한 것을 후회하는가’라는 질문에 60.0%의 응답자들이 “조금 후회하기도 하지만 잘 추스르고 나아가고 있다”고 답했다.

정호재 기자 demian@donga.com
#벤처창업#예비창업#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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