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인회, 朴정부 움직이는 ‘보이지 않는 손’?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8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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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비서실 전격 개편]강창희 국회의장-현경대 평통 수석부의장-金비서실장
원로그룹… 일각 MB ‘6인회’와 비교
김용갑 “권력행사 말도 안된다”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당시 원로자문그룹이었던 ‘7인회’가 새삼 정치권 안팎의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해 5월 당시 박근혜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은 “7인회라는 말은 처음 듣는 이야기”라고 했지만 언론에서 7인회로 명명되는 원로그룹 중 강창희 의원이 국회의장이 된 데 이어 현경대 전 의원이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으로 임명됐고, 이번에 김기춘 전 법무부 장관이 비서실장으로 임명되자 역시 박근혜 정부의 ‘보이지 않는 손’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7인회는 새누리당 김용환 상임고문을 좌장으로 하는 7명의 원로모임으로, 공직을 맡고 있거나 맡게 된 3명 외에도 당 상임고문을 맡고 있는 김용갑 전 의원과 최병렬 전 한나라당 대표, 안병훈 기파랑 출판사 대표 등이 멤버다. 2007년 당 대선후보 경선이 끝난 직후 한두 달에 한 번 정도 식사를 하면서 모임이 시작됐고, 박 대통령의 대선 도전을 조언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7인회가 다시 관심을 받게 되자 7인회 측은 부담스러워했다. 김용갑 고문은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대통령이 되면서 우리 역할은 다 끝난 것이고 어디에서 직접 담당하는 것이 없다”면서 “권력 행사는 전혀 말이 안 된다”고 잘라 말했다. 김 고문은 “우리는 (박근혜 후보가) 대통령이 되고 나서 ‘망각의 사람’으로서 스스로 처신하고 있다”면서 “(최근) 만나기는 하지만 친목일 뿐이며 대통령이 된 이후에는 전혀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당시 대선캠프에 참여했던 한 인사도 “주변 인사들에 대한 추천도 제대로 못할 정도로 위상이라는 게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이명박 전 대통령 재임 당시 ‘6인회’ 정도의 실체도 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6인회는 2007년 대선 당시 이명박 캠프의 비공식 최고의사결정기구로 이 전 대통령과 함께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 박희태 전 국회의장, 김덕룡 전 의원, 이재오 의원이 멤버였다.

민주당은 김 실장이 7인회 출신이라는 점을 적극 부각시키고 나섰다. 김관영 대변인은 “신임 비서실장은 박 대통령의 핵심 자문 그룹인 7인회에 소속돼 왔던 구시대 인물”이라며 “MB 정권 때 6인회 멤버들의 비극적 종말이 재연되는 게 아닌지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

#7인회#강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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