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길 민주당대표 인터뷰 “朴대통령과 담판外엔 출구 없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8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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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김한길 대표가 4일 서울역 맞이방에서 열린 ‘민주당 역전 토크’에서 시민들에게 인사말을 하고 있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민주당 김한길 대표가 4일 서울역 맞이방에서 열린 ‘민주당 역전 토크’에서 시민들에게 인사말을 하고 있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민주당 김한길 대표는 4일 “국가정보원의 대선 개입,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사전유출이란 엄청난 국기문란 사건들을 일거에 해결하려면 박근혜 대통령과의 담판을 통해 해법을 찾을 수밖에 없다”고 힘줘 말했다. 김 대표는 “책임자 처벌, 국정원의 전면 개혁, 대통령 사과는 대통령만이 할 수 있는 것 아니냐. 그래서 대통령과의 일대일 회담을 요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와의 인터뷰는 대국민 여론전을 위해 서울역 맞이방에서 가진 ‘민주당 역전 토크’ 직후 이뤄졌다.

―청와대와 새누리당은 국정원 사건은 국정조사를 하기로 한 만큼 국회에서 논의하면 된다는 입장인데….

“얼마 전까지 비공식적으로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와 충분히 얘기했다. 그러나 무슨 사정이 있었는지 여야 대표회담은 성사되지 못했고, 그래서 여야 대표 차원에서 상황을 풀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대선 전후 벌어진 사안에 대한 해법의 열쇠는 대통령만이 갖고 있다는 게 제 결론이다. 또 정치사를 살펴보면 여야 간 접점을 찾기 어려울 때는 여야 영수회담을 통해 해법을 도출한 경우가 많았다.”

―냉각된 정국을 풀기 위해선 책임자 처벌, 국정원 개혁, 대통령 사과 등 세 가지 요구가 모두 충족돼야 하나….

“대선을 불과 사흘 남겨놓은 지난해 12월 16일 대선후보 TV토론에서 박 대통령은 ‘국정원 여직원이 댓글을 단 증거가 없다’고 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그 말은 사실이 아닌 것이 됐다. 여기에 대해 대통령의 말씀이 있어야 한다. 또 남북정상회담 회의록이 대선 때 이미 유출된 정황(새누리당 김무성 의원의 대선 유세 발언, 권영세 주중대사 녹취록 등을 겨냥한 듯)도 있다. 진상을 밝히는 것, 진실과 맞닥뜨리는 데 주저해서는 안 된다. 이것을 두려워하면 민주주의를 포기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명명백백하게 성역 없이 진상을 국민들에게 밝히고 이 진상을 바탕으로 관련자들을 엄벌해야 한다. 여기에 국정원이 제대로 된 국가정보기관으로 거듭나게 하는 개혁도 이뤄져야 한다.”

―청와대는 ‘입장이 없는 게 입장’이라는데….

“대선을 전후해 엄청난 국기문란 사건이 한꺼번에 벌어졌다. 그런데도 대통령이 직접 말하기엔 너무 사소한 상황이라고 보는 것인지…. 제대로 된 대통령이라면 입장을 밝혀야 한다. 박 대통령은 한나라당 대표 시절(2005년 말) 장외투쟁을 했다. 당시 야당의 장외투쟁은 명분이 없다고 생각했지만 여당(열린우리당)의 원내대표였던 나는 원내로 모시기 위해 설득했다. 이제 입장이 바뀌었다고 내 결단(장외투쟁)을 가볍게 보면 안 된다.”

―박 대통령과 일대일이 아니라 새누리당 황 대표가 참여하는 형태의 회담(3자회담)도 수용 가능한가.

“형식이나 의전은 따지지 않겠다는 말로 대신하겠다.”

―강경파에 떠밀려 장외투쟁에 나섰다는 비판이 나오는데….

“그렇다면 (장외투쟁) 전엔 온건파에 떠밀려 원내에 있었다는 거냐?”

―3일 시민사회단체가 주관한 ‘촛불집회’에 참석했다. 참석자 일부는 ‘박근혜 하야’라고 적힌 손간판을 들었는데….

“국민들이야 각자의 의견을 가질 수 있겠지만 민주당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대통령을 대통령이라고 인정하니까 대통령과 영수회담을 제안하는 것 아니겠나.”

―여권의 태도 변화가 없을 경우 ‘원내외 병행 투쟁’이라는 기조가 바뀔 수 있나.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의 태도에 달려 있다. 상황에 따라 장외투쟁의 강도를 높일 수 있다.”

황승택·장강명 기자 hstneo@donga.com
#김한길 민주당대표#박근혜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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