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홍의원 어느 나라 의원인가, 폭언 망언 사과하라”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7월 12일 08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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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익표 민주당 의원. 동아일보 DB
홍익표 민주당 의원. 동아일보 DB
청와대는 12일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변인이 박정희 전 대통령을 '태어나지 말아야 할 사람이라는 뜻의 귀태(鬼胎)'로, 박근혜 대통령을 '귀태의 후손'이라고 표현한데 대해 "폭언이고 망언"이라며 대통령에 공식사과 할 것을 요구했다.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은 이날 오전 긴급 브리핑을 갖고 "어제 민주당 홍 원내대변인의 발언은 국회의원 개인의 자질을 의심하게 할 뿐만 아니라 국민을 대신하는 국회의원이 했다고는 볼 수 없을 정도의 폭언이고 망언이었다"며 "국민이 선택한 대통령의 정통성을 부정하고 자유민주주의에 정면 도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홍보수석은 또 "우리 대통령에 대해 북한에서 막말을 하는 것도 부족해 이제 국회의원이 대통령에게 그런 식으로 막말을 하는 것은 대한민국의 자존심을 망치고 국민을 모독하는 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홍 의원은 도대체 어느 나라 국회의원인지 묻고 싶다"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이 수석은 "민주당의 원내대변인이 이렇게 한 발언이 민주당의 당론인지 묻는다"며 "야당은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홍보수석은 법적조치를 취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일단 민주당의 조치를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한편 홍 원내대변인은 하루 전 브리핑에서 지난해 출간된 '기시 노부스케(岸信介)와 박정희'(강상중·현무암 저)라는 책을 소개하고 "이 책에 태어나지 않아야 할 사람이 태어났다는 뜻의 '귀태(鬼胎)'라는 표현이 있다"고 말했다.

홍 대변인은 "일제가 세운 괴뢰국인 만주국에 귀태 박정희와 노부스케가 있었는데 귀태의 후손들이 한국과 일본의 정상으로 있다"며 "바로 박근혜 대통령과 노부스케의 외손자인 아베 총리"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 두 분(박 대통령과 아베 총리)의 행보가 역사의 진실을 부정하고 구시대로 가려 한다는 점에서 남달리 유사하다"고 덧붙였다.

논란이 일자 홍 원내대변인은 11일 밤 구두 브리핑을 통해 "귀태 표현과 관련해 책의 한 구절을 인용한 것인데, 확대해석돼 대통령에 대한 인신공격으로 비춰졌다면 유감"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홍 의원이 인용한 책의 저자들은 일본작가 시바 료타로의 조어 '제국주의의 귀태'를 빌려 쓴 것이다. 여기서 귀태는 '태어나서는 안 될', '불길한' 같은 부정적 뉘앙스를 가진다.

일본 역사소설을 완성시킨 소설가라는 평을 듣는 시바 료타로는 러일전쟁에서부터 2차대전 패전에 이르는 40년을 '근대 일본이 낳은 귀태'라고 불렀다. 여기서 귀태는 '잘못된 탄생'을 의미한다.

<동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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