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2플러스] ‘더 웹툰’ 엄기준 “이시영, 도끼 제대로 휘두르던데요?”

  • Array
  • 입력 2013년 7월 6일 07시 06분


코멘트
배우 엄기준은 “수년동안 영화촬영때나 뮤지컬연습때 물심양면으로 도와주는 팬들 늘 고맙다”고 말했다.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배우 엄기준은 “수년동안 영화촬영때나 뮤지컬연습때 물심양면으로 도와주는 팬들 늘 고맙다”고 말했다.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배우 엄기준(37)의 인터뷰를 하기 전 걱정이 앞섰다. 단답형에 말수가 적은 배우 대표적인 배우 중 한 명이기 때문이다. 엄기준 역시 이를 잘 알고 있었다.

“낯을 좀 가리는 편이고 평소에도 단답형이에요. 문장구사능력이 뛰어나지 못해 탄로날까봐…. (웃음) 그런데 주변사람들이 이런 내 모습에 노심초사하더라고요. 그래서 잘해보려고 노력 중입니다.”

그의 말대로 이번에는 달랐다. 말수가 부쩍 늘었다. 농담도 한두 마디씩 던졌다. 인터뷰를 마친 뒤에는 저녁식사를 하려는 기자에게 서울 시내 맛집까지 알려줬다.

엄기준은 영화 ‘더 웹툰 : 예고살인’(이하 ‘더 웹툰’)에서 뛰어난 수사 감각을 지닌 형사 ‘기철’ 역을 맡았다. ‘스크림’, ‘13일’, '쏘우‘ 등 공포영화를 즐겨본 엄기준은 ’더 웹툰‘을 보고 색다른 공포물이라 생각했다.

“재미있었어요. 웹툰대로 살인사건이 일어난다는 발상이 좋았어요. 그 살인 속에 감춰진 사연이 등장인물과 연결되는 것도 재미있었고요. 그동안 답습하던 방식을 조금은 벗어난 것 같은 신선한 공포영화였죠.”

여배우 최초 복싱선수인 이시영과의 호흡도 빼놓을 수 없다. 제작보고회나 시사회에서 이시영에게 맞을까봐 무서웠다며 농담을 하던 엄기준은 “대단한 후배”라고 칭찬했다.

“첫인상은 되게 예뻤어요. 그래서 복싱하다가 다치면 어쩌나 걱정을 많이 했죠. 그런데 다시 생각해보니까 자기가 하는 영역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대단하더라고요. 분명 다른 것도 도전하면 잘 할 것 같은 후배예요.”

이시영과 수많은 장면에서 마주치지만 가장 기억에 남은 것은 이시영이 도끼로 자신을 공격하는 장면이다. 무게가 상당히 나가는 도끼여서 잘못하면 휘두르는 각도가 어긋날 수도 있었지만 이시영이 정확한 각도로 찍는 모습에 엄기준은 감탄했다.

“시영이의 운동감각을 믿었어요. 정말 정확하게 내려찍더라고요. 그래서 덜 무섭게 찍었던 것 같아요. 시영아, 난 널 믿었다. 하하하.”
배우 엄기준.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배우 엄기준.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엄기준은 뮤지컬계의 내로라하는 톱스타이지만 TV나 영화에서는 인정받기가 쉽지 않았다. 처음 공중파에 발을 디뎠을 때는 엄기준을 써주는 곳이 없었다. 오디션도 수없이 떨어졌다. 뮤지컬 스타에게는 자존심 상할 일이었다. 그럼에도 굳이 TV와 영화에 미련을 뒀을까.

“고등학교 때 TV를 보며 연기자를 꿈꿨어요. 뮤지컬을 하면서도 방송활동에 관심이 있었어요. 하지만 서두르지 않았어요. 10년간 무대를 지키며 기다리고 있었어요. 그러다보니 관심을 가져주시는 관계자들도 생기고 지금 회사와도 계약을 맺게 된 거죠.”

차근차근 때를 기다리던 엄기준은 시트콤 ‘김치치즈스마일’을 시작으로 ‘드림하이’, ‘여인의 향기’, ‘유령’, ‘더 바이러스’ 등 신 스릴러로 등장하며 대중들에게 이름을 알리고 있다.

엄기준은 방송활동을 하며 대중들에게 뮤지컬을 많이 알리고 싶다고 했다. 그래서 어느 때보다 뮤지컬 활동도 열심히 하고 있다. 현재 그는 연말까지 공연스케줄로 꽉 차있다. 한창 ‘몬테크리스토’를 하고 있고 이번 주말부터 ‘잭 더 리퍼’ 에 합류한다. 또 ‘보니 앤 클라이드’를 연습해야 한다. 쓰디쓴 홍삼음료를 마시며 빠듯한 스케줄을 감당하고 있지만 일이 없으면 더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한다. 그리고 자신을 믿고 선택해주는 사람들이 있기에 감사할 뿐이다. 엄기준은 앞으로 활동영역을 넓혀 더 많은 사람들에게 모습을 보이고픈 바람도 밝혔다.

“밝은 역할을 해보고 싶어요. 악역이나 무게 잡는 역할은 많이 해봐서요. 가볍고 촐싹대는 캐릭터에 흥미가 생겨요. 대중들에게 좀 더 다양한 모습으로 다가가고 싶어요.”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사진|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