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전학가서도 잘 지낼게요” NC 이적 이호준, 가족 걱정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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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1월 19일 07시 00분


SK에서 NC로 이적한 ‘아빠’ 이호준의 새로운 야구인생을 위해 아내와 세 아이들이 팔을 걷어붙였다. 이호준이 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스포츠동아DB
SK에서 NC로 이적한 ‘아빠’ 이호준의 새로운 야구인생을 위해 아내와 세 아이들이 팔을 걷어붙였다. 이호준이 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스포츠동아DB
아내 홍연실 씨도 “당신이 우선” 창원행 응원

“아빠! 저 전학 가서도 잘 지낼게요. 저 걱정하지 마시고, 더 힘내서 야구 잘 하세요.”

이호준(36)은 맏아들 동훈(10)의 문자메시지를 보고 눈물을 흘렸다. 인천은 그에게 제2의 고향이나 다름이 없었다. 해태에서 SK로 트레이드 된 이후, 이곳에서 야구선수로서 꽃을 피웠다. 사랑하는 아내 홍연실 씨를 만나 가정을 꾸린 곳도 인천이었다. 하지만 만남이 있으면, 이별도 있는 법. FA(프리에이전트) 자격을 얻은 이호준은 자신의 가치를 높게 평가한 신생팀 NC에 새 둥지를 틀었다. 3년간 총액 20억의 조건이었다.

야구선수로서는 새 출발이 설렐 법도 했다. 하지만 3남매를 둔 가장으로서는 마음이 편치 않았다. 초등학교 2학년인 둘째 동영(8)양은 “1분 만에 친구를 사귄다”고 할 정도로 쾌활한 성격. 하지만 초등학교 4학년인 첫째는 다소 내성적이라 새 환경에 적응하는 일이 염려도 됐다. 고향 인천을 30년 넘게 떠나본 적 없는 아내 역시 마음에 걸렸다. 하지만 가족은 가장을 위해 든든한 지원을 약속했다. 현명한 아내는 3남매에게 아빠의 입장을 충분히 설명했다. “아빠가 야구선수로서 마지막 3년이 될 수도 있잖아. 열심히 하실 수 있도록 우리가 힘을 드리자.” 기특한 큰 아들이 가장 먼저 고개를 끄덕였다. 잠시 뒤, 아빠의 휴대전화에 메시지 알람이 울렸다. 18일 상견례를 위해 창원으로 향하는 이호준의 발걸음은 한결 가벼워졌다.

홍연실 씨는 “딸린 식구가 많다보니, 남편의 고민이 많았던 것 같다. 그래서 ‘우선 야구선수인 당신만 생각하라’고 응원했다. 창원에서도 남편이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도록 내조를 잘 하겠다”며 애틋한 마음을 전했다.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트위터@setupman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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