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범죄 처벌 수위 높인다더니…” 싸늘한 시민 반응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0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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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 없는 여성을 358점으로 토막 낸 살인범이 무기징역이라니, 앞으로 10조각 낸 범인은 20년형 정도만 받는 건가요?”

아동 성폭력 추방을 위한 시민모임 ‘발자국’의 매니저 백현정 씨(34·여)는 18일 오원춘(42)이 2심에서 무기징역으로 감형됐다는 소식에 분통을 터뜨렸다. 백 씨는 “잔혹하게 인명을 해쳐도 사형을 피할 수 있다는 뜻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이날 판결 내용을 전해들은 상당수 시민들도 “법원이 흉악범에 대한 국민의 공분을 무시하고 관대한 판결을 내렸다”고 비판했다. 이용우 한국범죄피해자지원연합회 회장은 “납득할 수 없는 판결 때문에 수원에서 희생된 20대 여성의 유가족뿐 아니라 다른 강력범죄 희생자의 가족도 큰 아픔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시민단체 인간성회복추진운동협의회(인추협)도 “사법부에 대한 시민들의 불신이 깊어지지 않을까 걱정된다”는 견해를 밝혔다. 인추협은 21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세종로 광화문광장에서 ‘폭력 없는 사회’를 주제로 궐기대회를 열고 오원춘의 무기징역 판결을 규탄할 계획이다.

온라인 여론도 들끓었다. 트위터 검색사이트인 트윗트렌드에 따르면 ‘오원춘’을 언급한 메시지가 17일까진 하루 20건 안팎이었지만 18일 1000건 이상으로 늘었다. 대체로 “감형 사유를 납득하기 어렵다”는 의견이었다. 누리꾼 ‘song***’은 “강력범죄에 철퇴를 내리겠다고 공언하더니 정작 처벌은 솜방망이”라고 비판했다.

누리꾼들은 사형을 촉구하는 서명운동을 벌였다. 다음 토론방 아고라에 올라온 “오원춘의 사형을 강력히 청원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엔 2시간 만에 130여 건의 지지 댓글이 달렸다. 2심 재판부가 “오원춘이 인육을 매매했다고 볼 수 없다”며 감형한 것을 두고도 논란이 일었다. 오원춘이 인육을 매매하지 않았더라도 범행의 잔혹성을 볼 때 충분히 사형을 선고할 만했다는 주장이다. 누리꾼 ‘skssh****’는 “국민 세금으로 오원춘을 먹여 살리게 됐다”며 “사형 결정이 번복돼 오원춘은 두 번 태어난 셈이지만 유가족은 두 번 죽은 것이나 다름없다”고 썼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강력범죄#처벌수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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