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진보, 종북-폭력의 그림자]“대한민국에 빨갱이는 없다”던 안철수의 긴 침묵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5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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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진당 당권파 종북 의혹-폭력에 아무런 언급 없어

“대한민국에 빨갱이가 어디 있습니까?”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부친인 안영모 씨(부산 범천의원 원장)는 지난달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안 원장이 자신에게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고 소개했다. 안 씨가 지난해 10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 안 원장에게 “박원순 서울시장이 빨갱이 같은 인상을 준다는 평이 세간에 나온다”고 하자 “그런 거 아니다”며 이같이 말했다는 것.

그런 안 원장은 요즘 통합진보당 당권파의 종북 의혹과 이들이 주도한 5·12 중앙위원회 폭력 난동 사태를 어떻게 보고 있을까. 17일 현재까지 안 원장은 통진당 사태에 대해 공식적으로 아무런 언급을 내놓지 않고 있다. 안 원장 측 관계자들도 “이번 사태에 대해 안 원장 나름의 생각은 있겠지만 이를 공개적으로 밝힐 시점은 아닌 것 같다”고 말하고 있다.

안 원장은 4·11총선 전까진 대학 특강은 물론이고 유튜브 동영상을 만들어 ‘총선 가이드라인’까지 제시하는 등 사회 이슈에 대해 어느 때보다 활발히 의견을 제기해 왔다. 3월 4일에는 탈북자 강제북송 반대 집회에 예고 없이 방문해 “이념보다 인권이 더 중요하다”며 중국 정부와 북한에 대해 비판적 메시지를 던지기도 했다.

정치권에선 안 원장이 종북주의자의 존재 및 자신의 발언과 너무나 다른 현실 정치와 맞닥뜨린 만큼 당분간 침묵을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석기 당선자 등 통진당 당권파의 과거 종북 행각과 의혹이 연일 터지고 급기야 집단 폭력과 분신이 잇따르는 비상식적 상황에 대해 뒤늦게, 그것도 어설프게 언급했다가 오히려 본전도 못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안 원장은 이념 문제에 대해선 자신의 대선 출마 가능성만큼이나 모호하거나 원론적인 언급을 해왔던 것도 사실이다. 이념 문제와는 거리를 두겠다는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지난해 8월 청춘콘서트 강연에선 “(세상을) 진보, 보수 문제로 보는 것은 머리 나쁜 사람들의 분류 방식이다. 예를 들어 평지 가운데 벽을 만든다면 벽 주변에 습기가 생겨 벌레가 살기 좋은 환경이 된다. 결국 벌레가 (세상을) 둘로 나누는 것 아닌가”라고 말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3월 27일 서울대 강연에선 “현실 정치에 참여할 경우 특정 진영의 논리에 기대지 않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각에선 총선 이후 민주통합당 ‘이해찬-박지원 연대설’ 파동에 이어 이번 통진당 사태로 범야권에 대한 사회적 시선이 따가운 시점인 만큼 야권 주자로 분류되어 온 안 원장의 대선 출마 결심이 더 늦춰질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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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진보당#통합진보당 폭력사태#북한#안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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