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1총선에서 충청권을 강타한 ‘박근혜 바람’에도 불구하고 충남에선 안희정 충남지사의 힘이 느껴졌다. 충남 선거구 10곳 가운데 민주통합당 후보가 당선된 3곳 중 2곳에서 ‘안희정의 남자’가 당선됐다. 2010년 지방선거에서 안 지사의 대변인을 맡았던 박완주 당선자(충남 천안을)와 안 지사의 정책특별보좌관을 지낸 박수현 당선자(충남 공주)다.
안 지사의 힘은 공천부터 시작됐다. 민주당은 충남에서 통합진보당에 양보한 홍성-예산을 뺀 9곳에 후보를 냈고 이 중 4곳의 후보가 안 지사의 사람이다. 박완주 당선자는 전·현직 의원인 자유선진당 박상돈, 새누리당 김호연 후보에 맞서 승리를 거뒀다. 낙선한 김종민(논산-계룡-금산), 박정현 후보(부여-청양)는 각각 안 지사 아래서 충남도 정무부지사와 정책특별보좌관을 지냈다. 김 후보는 이번 총선에서 6선 고지에 오른 자유선진당 이인제 의원에게 맞서 근소한 차로 패했다.
이들은 선거유세 과정에서 ‘안희정의 남자’라는 닉네임을 적극 활용했다. 충남에서 안 지사의 입지가 그만큼 탄탄하다는 증거다. 안 지사 측근의 선전은 당내에서 충청권의 구심점 역할을 해온 인물이 마땅하지 않은 상황에서 안 지사의 정치적인 몸값을 더 올리게 만들었다.
청양 출신인 이해찬 전 국무총리가 세종시에서 당선된 것도 안 지사의 ‘차차기’ 대선 행보에 긍정적인 작용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 전 총리가 안 지사를 도와 충청표심 공략 등 지원사격에 나선다면 안 지사의 향후 행보에는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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