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 2012 4·11총선]혼란만 키운 지상파 3社 공동출구조사… 70억짜리 헛발질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4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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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 방송 3사가 7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공동으로 벌인 19대 총선 출구조사는 예년과 마찬가지로 결과를 제대로 예측하지 못했다. 개표가 99% 진행된 12일 2시 반 현재 예상 의석수는 지역구·비례대표 합산 새누리당 152석, 민주통합당 127석으로 나타났다. KBS의 예측 결과는 두 당 모두 131∼147석, MBC는 새누리당 130∼153석, 민주당 128∼148석, SBS의 경우 새누리당 126∼151석, 민주당 128∼150석이었다. 각각 20석 정도의 ‘여유치’를 두고도 예측치 범위에 간신히 들어가거나 아예 벗어난 것이다.

방송사의 총선 당선 예측은 번번이 빗나간 전력이 있다. 1996년 15대 총선에서는 지상파 3개사가 6개 여론조사회사와 공동으로 개표결과를 예측했으나 39곳이나 틀렸다. 2000년 16대 총선에서는 원내 1당을 실제 1당이 된 당시 한나라당이 아니라 여당이었던 새천년민주당으로 잘못 예측했다. 17, 18대 총선 역시 예측 구간의 폭이 넓었는데도 실제 확보 의석수는 예측 구간을 벗어났다. 이 때문에 3사는 2010년 한국방송협회 산하 방송사공동예측조사위원회(KEP)를 만들어 이번 총선에 대비해 왔으나 정확성을 높이지는 못했다.

총선 출구조사는 조사 표본이 상대적으로 적은 상태에서 지역구별 당선자를 예측해야 하는 한계 때문에 정확도가 대선 또는 광역지자체선거에 비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경향을 보인다. 김진석 KBS 해설위원장은 “워낙 치열한 승부여서 예측이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지상파 3사는 이번 총선에서 사상 처음으로 전국 246개 지역구 전체에 대해 공동 출구조사를 실시했다. 방송사가 당선 예측조사를 실시한 15대 국회의원 선거가 실시된 1996년에도 지역구 전체를 조사했지만 이번처럼 출구조사를 전 지역에서 벌이기는 처음이다. 접전 지역이 많을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조사의 정확성을 높이겠다는 취지였다.

출구조사는 투표를 마치고 나오는 유권자가 별도의 조사지에 자신의 투표결과를 비공개로 적어낸 뒤 조사회사가 이를 집계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조사원들은 투표를 마치고 나오는 유권자 가운데 일정 간격으로 대상자를 고른다. 이번 선거의 경우 투표를 마치고 나온 투표자를 기준으로 매 5번째 투표자로 정했다.

출구조사에 쏠린 눈 19대 국회의원 선거가 끝난 11일 오후 서울역 2층 맞이방에서 사람들이 출구조사 결과 보도를 지켜보고 있다. 올해 지상파 방송 3사는 처음으로 총선 공동 출구조사를 했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출구조사에 쏠린 눈 19대 국회의원 선거가 끝난 11일 오후 서울역 2층 맞이방에서 사람들이 출구조사 결과 보도를 지켜보고 있다. 올해 지상파 방송 3사는 처음으로 총선 공동 출구조사를 했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지상파 3사가 이번 조사에 투입한 예산은 전국 모든 선거구를 대상으로 했기 때문에 예전의 3배 규모로 뛴 70억 원이었다. 방송사들은 미디어리서치, 코리아리서치센터, TNS RI 등 3개 조사기관에 의뢰해 오전 6시부터 선거가 끝나기 1시간 전인 오후 5시까지 전국 2484개 투표소에서 약 70만 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벌였다. 동원한 조사원만 1만3000명, 조사감독관은 500명에 이른다.

지상파 3사는 출구조사 결과를 공유했지만 의석 수 예측은 각자 내놓았다. 각사가 별도로 실시한 전문가 판세 분석과 기존의 여론조사 결과를 더해 출구조사 결과를 해석했기 때문이다.

[채널A 영상] 5번 실시, 5번 빗나간 출구조사

곽민영 기자 havefun@donga.com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4·11총선#출구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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