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민심 여론조사]치고 올라오는 文… 견고한 安… 朴은 제자리걸음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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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양자대결 지지도

민족대이동이 일어나는 설은 전국의 여론이 뒤섞이는 흔치 않은 시기다. 총선과 대선을 눈앞에 둔 정당과 후보들은 어느 때보다 설 민심에 촉각을 세울 수밖에 없다. 동아일보가 24일 리서치앤리서치(R&R)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등 범야권 후보들은 상승세를 보였다. 반면 박근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의 지지율은 정체 내지 하락했다. 이런 변화는 충청의 민심이 박 위원장보다 야권 후보 쪽에 쏠리면서 두드러졌다. 대선 때마다 ‘캐스팅보트’ 역할을 해온 충청이 올해 대선에서도 ‘선택의 키’를 쥐게 될지 주목된다.

▶ (통계표) 동아일보 설특집 기획조사
▶ (통계표) 동아일보 설특집 기획조사

○ 출렁이는 충청

지지율 상승이 가장 눈에 띈 후보는 문 이사장이다. 박 위원장과의 양자대결에서 38.4%의 지지를 받아 박 위원장(46.7%)과의 격차를 8.3%포인트로 좁혔다. 지난해 12월 26, 27일 본보 여론 조사의 양자대결 때와 비교해 문 이사장의 지지율은 4.1%포인트 올랐고, 박 위원장의 지지율은 3.6%포인트 떨어졌다. 두 사람의 격차도 한 달 전 16.0%포인트에서 절반 가까이 줄었다.

한 달 전 조사와 비교해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충청 민심의 변화다. 한 달 전 박 위원장은 이 지역에서 64.5%의 지지를 얻어 문 이사장(18.7%)을 압도했다. 하지만 설 연휴 마지막 날인 24일 조사에서는 박 위원장의 지지율이 46.2%로 문 이사장(39.6%)보다 6.6%포인트 앞서는 데 그쳤다. 대구·경북(TK)과 함께 ‘박근혜 대세론’을 지탱해온 충청에서마저 박 위원장의 지지율이 흔들리고 있는 셈이다.

이런 현상은 박 위원장과 안 원장 간의 양자대결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다. 한 달 전 충청 지역에서 박 위원장은 48.6%의 지지를 얻어 안 원장(38.0%)을 10.6%포인트 앞섰다. 하지만 24일 조사에서는 안 원장이 43.8%, 박 위원장이 43.2%의 지지를 받아 오차범위 내에서 1위가 바뀌었다.

부산·울산·경남(PK)에서도 안 원장은 44.0%의 지지를 얻어 박 위원장(40.9%)을 3.1%포인트 앞섰다. 한 달 전 이 지역에서의 지지율은 박 위원장이 44.5%, 안 원장이 40.9%였다. PK에서 박 위원장과 문 이사장의 지지율은 각각 50.7%, 28.5%로 2배 가까이로 차이가 났다.

[채널A 영상] 대선 맞붙으면 안철수는 51.8% 박근혜는…

○ 안철수는 문재인 표 절반 흡수

현재 민주통합당 일부에서는 안 원장이 나서지 않아도 박 위원장을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정치 참여 여부를 두고 수개월째 모호한 태도를 보이는 안 원장에 대한 볼멘소리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문 이사장이 야권에서 ‘상수(常數)의 정치’를 하는 데는 한계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문 이사장의 표는 안 원장에게 상당수 흡수되는 반면 안 원장의 표는 문 이사장에게 쉽게 쏠리지 않기 때문이다.

이는 박 위원장과 문 이사장, 안 원장의 3자대결 결과를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3자대결 시 박 위원장은 37.9%의 지지를 얻어 안 원장(36.0%)과 오차범위 내에서 경합했다. 반면 문 이사장의 지지율은 14.2%로 뚝 떨어졌다.

양자대결에서 문 이사장을 지지한 사람 중에 52.7%는 3자대결에서 안 원장으로 옮겨갔다. 양자대결에서 안 원장을 지지한 사람 중에 3자대결에서 문 이사장을 선택한 비율은 21.6%에 그쳤다.

박근혜-문재인 양자대결에서 문 이사장을 선택한 사람 중 88.4%가 박 위원장과 안 원장 간 양자대결에서 안 원장을 지지했다. 하지만 박근혜-안철수 양자대결에서 안 원장을 선택한 사람 중 문 이사장을 지지한 비율은 65.5%였다. 21.9%는 안 원장 대신 문 이사장이 야권 단일후보로 나오면 박 위원장을 지지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안 원장 지지층에 민주통합당에 부정적인 보수 성향 유권자가 섞여 있음을 의미한다.

○ 올해 대선도 여전히 ‘경제?’

다음 대통령을 뽑는 데 가장 중요한 기준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38.4%는 ‘경제 살리기 능력’이라고 답했다. ‘신뢰와 도덕성’이란 응답이 26.6%, ‘국민과의 소통 능력’이란 응답이 26.5%로 그 뒤를 이었다. 올해는 ‘북한 리스크’가 그 어느 때보다 큰데도 ‘안보 위기관리 능력’이 가장 중요하다는 응답은 4.5%에 그쳤다.

하지만 ‘대통령 기준’은 연령별로 크게 달랐다. 20대에서는 소통 능력(43.5%)이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꼽혔다. 30대 역시 소통 능력(35.3%)이 경제 살리기 능력(31.1%)을 앞섰다. 반면 연령이 높을수록 경제 살리기 능력이 중요하다고 답했다.

박 위원장의 지지층은 과반수가 경제 살리기 능력을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꼽았다. 문 이사장의 지지층은 소통 능력과 도덕성을 우선시했다. 안 원장의 지지층은 경제 살리기 능력과 소통 능력, 도덕성이 고루 중요하다고 봤다.

대선 후보 전체를 놓고 실시한 지지율 조사에서는 △박 위원장 29.4% △안 원장 22.2% △문 이사장 7.7% △손학규 민주통합당 전 대표 2.0% △김문수 경기도지사 1.4% △정동영 민주통합당 전 최고위원 1.3% △정몽준 한나라당 전 대표 1.3% 순이었다.

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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