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야권 단일후보 박원순]1개월 된 시민후보에 제1야당 무릎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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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0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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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야권 서울시장 단일후보로… 나경원과 격돌“민주 입당여부 주내 결정… 제도권 정치 넘어서겠다”

조직력을 총동원한 제1야당의 후보가 한 달 만에 부상한 시민후보에게 무릎을 꿇었다. 이 때문에 ‘정당 위기론’까지 제기되고 있다.

3일 야권의 서울시장 보궐선거 단일 후보로 무소속 박원순 변호사가 선출됐다.

“변화 바라는 서울시민의 승리” 3일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시민참여경선에서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야권 단일 후보로 확정된 박원순 변호사가 꽃다발을 든 채 지지자들의 연호에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변화 바라는 서울시민의 승리” 3일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시민참여경선에서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야권 단일 후보로 확정된 박원순 변호사가 꽃다발을 든 채 지지자들의 연호에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이에 따라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는 ‘집권 여당의 최고위원 대 시민운동가 출신 정치 신인’ ‘여성 대 남성’의 대결 구도로 치러지게 됐다.

여야 대진표가 확정됨에 따라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는 당 후보인 나경원 최고위원 지원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 핵심 관계자는 “박 전 대표의 지원을 100% 확신한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가 나설 경우 박 변호사에게 서울시장 후보를 사실상 ‘양보’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박 변호사를 지원할지도 주목된다.

박 변호사는 이날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야권 통합 경선에서 최종 득표율 52.15%를 기록하며 45.57%를 얻은 민주당 박영선 의원을 제치고 서울시장 보선 본선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지난달 6일 서울시장 출마의사를 밝힌 지 채 한 달도 되지 않아 범야권의 후보가 된 것이다. 민주노동당 최규엽 후보는 2.28%를 얻는 데 그쳤다.

박 변호사는 이날 현장에서 실시된 선거인단 투표(시민참여경선, 40% 반영)에서는 46.31%를 얻어 박 의원(51.08%)에게 뒤졌지만 앞서 이뤄진 TV토론 후 배심원 투표, 일반 여론조사에서 박 의원을 크게 앞섰다. 박 변호사는 TV토론 후 배심원 평가(지난달 30일, 30% 반영)와 일반 여론조사(1∼2일, 30% 반영)에서 각각 54.43%, 57.65%의 지지율을 얻었다. 박 의원은 44.09%와 39.70%를 얻는 데 그쳤다. 박 변호사는 특히 일반 여론조사에서 17.95%포인트나 이겼고, 당초 조직력에서 열세란 전망과 달리 시민참여경선에서 4.77%포인트 뒤지는 데 그쳤다.

박 변호사는 경선 승리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변화를 바라는 서울 시민의 승리”라고 말했다. 민주당 입당 여부에 대해선 “야권 전체 의견을 모아가는 과정을 거쳐 얼마 남지 않은 후보 등록(6∼7일) 때까지 최종 결정을 할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저는 제도권 정치를 넘어서는 새로운 변화와 혁신에 대한 요구도 안고 있다”고 여전히 거리를 뒀다.

한편 야당과 박 변호사 측 캠프는 공동 정책 합의문과 공동 선거대책위원회 구성 합의문을 채택했다. 박 변호사에게 패한 민주당 박 의원은 공동선거대책본부장을 맡기로 했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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