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대선 출마? 가당치도 않아”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9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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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7일 경북 구미시 금오공대에서 ‘희망공감 청춘콘서트’를 열고 서울시장 보궐선거 불출마 선언 이후의 행보를 이어갔다. 공교롭게도 구미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부친인 고 박정희 대통령의 생가가 있는 곳이고, 금오공대는 박 전 대통령이 설립했다.

안 원장은 오후 6시 20분 콘서트에 참여하기 위해 금오공대에 도착했을 때 박 전 대표에 대한 평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생각해 본 적이 없다”고 답을 회피했다.

그러나 10분 뒤 안 원장은 기자실을 다시 찾아 “아까는 정치적인 말인 줄 알고 조심스러웠는데…”라며 “박 전 대표는 원칙 있고 좋은 정치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에 대해 부정적인 발언을 한 것으로 비치는 데 대해 부담스러워하는 듯했다.

그는 “한나라당을 응징해야 한다고 했는데 한나라당 당원인 박 전 대표도 그에 포함되느나”는 질문에 “한나라당 내에서도 생각이 다른 여러분의 스펙트럼이 다양하다. 총괄적으로 말씀드리기 어려운 것 같다”고 비켜갔다.

전날 불출마 회견에서 “이젠 본업인 학교로 돌아가겠다”고 밝힌 안 원장은 정치 현안과 거리를 두려 신경을 쓰는 모습을 보였다. 대선 출마를 포함한 향후 정치적 행보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뜻을 비쳤다.

그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자택을 나오다 대권 도전 의사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가당치도 않다. 사실 생각해볼 여유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구미에서도 같은 질문을 받고 “대통령은 아무나 하나요. 이 정도면 답이 되나요”라고 말했다. 향후 정치활동 계획을 묻는 질문에도 “지금은 학교활동에 전념하겠다”고 했다. 기자들이 “정계 진출에 대한 여지는 남아 있느냐”고 거듭 묻자 그는 “지금은 생각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여론조사에서 박 전 대표와 엎치락뒤치락 할 정도의 높은 지지율이 나오는 데 대해서도 집 앞에서는 “에이 무슨, 일시적인 거겠죠”라고 했던 그는 구미에선 “제가 원래 그런 데 관심 없는 것 아시잖아요”라고 답했다.

박원순 변호사(희망제작소 상임이사)의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대해서도 지원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안 원장은 “제가 보직을 맡은 교수 신분이라서 정치 지원활동에 나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선거법상 가능하다는 의견이 있다는 지적에 그는 “아무리 가능하다고 해도 평교수면 모르겠는데 대학교에서 원장 신분인데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박 변호사를 당선시키기 위해 어떤 일을 하겠느냐는 질문에도 “본인이 열심히 노력하겠죠”라며 선을 그었다.

그는 “박 변호사를 지원한 게 정치쇼라는 혹평이 있다”는 물음에 “제가 정치가도 아니고 사전에 각본이 있었다면 자연스럽지 않았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안 원장 곁에서 조언을 해왔던 ‘시골의사’ 박경철 씨도 이날 트위터에 “부탁드릴 게 있습니다. 이젠 제자리로 돌아가고 싶어서요. 안쌤(안 원장)도 저도”라며 “정치권도 언론도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도 더 이상 구구한 억측 기사나 예측, 이런 얘기들 더 이상 하지 않으시기를 부탁드립니다”라고 올렸다.

이날 700석의 좌석을 훨씬 넘긴 1200여 명이 참석한 ‘청춘콘서트’에서 안 원장은 정치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다. 한 참석자가 즉석에서 “(안 원장이) 구미에서 시장 나올 생각 없나요”라고 물었다. 박경철 씨가 “혹시 명예시장을 할 생각 없느냐”고 돌려서 다시 물었고 안 원장은 “시켜주시면…”이라며 웃었다.

구미=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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