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껑도 못연 주민투표]차기 시장후보, 與는 인물난 野는 10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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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8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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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이라도 그만두고 싶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24일 밤 최종 투표율(25.7%)을 확인한 뒤 서울시청에서 “시민들의 소중한 뜻이 담겨 있는 투표함을 개봉조차 할 수 없어서 참으로 안타깝다”고 말하며 착잡한 표정을 짓고 있다. 김형우 기자 free217@donga.com
“당장이라도 그만두고 싶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24일 밤 최종 투표율(25.7%)을 확인한 뒤 서울시청에서 “시민들의 소중한 뜻이 담겨 있는 투표함을 개봉조차 할 수 없어서 참으로 안타깝다”고 말하며 착잡한 표정을 짓고 있다. 김형우 기자 free217@donga.com
무상급식 주민투표에서 패배하면서 오세훈 서울시장의 사퇴 시점이 초미의 관심사다. 오 시장이 9월 30일 이전에 사퇴하면 10월 26일에, 그 이후에 사퇴하면 내년 4월 총선과 함께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치러진다.

오 시장은 24일 홍준표 당 대표와의 심야 회동에서 “그만두고 싶다”고 한 만큼 깊은 고민을 할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과 청와대는 오 시장이 국정감사가 끝나는 10월까지는 버텨줘야 한다며 설득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오 시장이 사퇴 시기 문제를 당과 협의하기로 했다”고 밝히고 있지만 즉각 사퇴를 강하게 요구하는 야권의 공세가 오 시장으로선 계속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이 10월 보궐선거를 꺼리는 이유는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운 데다 서울시장을 야권에 내주면 내년 총선과 대선 전략에도 지장이 크다는 판단에서다. 지도부가 책임론에 휘둘리는 등 당 전체가 혼돈에 빠질 수도 있다.

무상급식 주민투표 개표 저지로 상대적으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한 야권에서는 유력 정치인들이 너도나도 차기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 경쟁에 뛰어들 채비를 하고 있는 반면 한나라당 후보들은 ‘정중동(靜中動)’이다.

차기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할 한나라당 후보로는 나경원 최고위원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나 최고위원은 지난해 서울시장 경선에 출마할 만큼 시장직에 대한 의지가 있는 데다 당 전당대회에서 높은 대중적 인지도가 확인돼 당내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로 꼽힌다.

원희룡 의원은 7월 당 대표 경선 때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서울시장 보궐선거에도 출마하지 않겠다고 공언했지만 당의 출마 요구가 있을 경우 출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당내 전략통으로 꼽히는 정두언 여의도연구소장도 거명된다.

야권 후보로는 지난해 6·2지방선거 때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로서 0.6%포인트 차로 석패한 한명숙 전 국무총리를 비롯해 민주당 천정배 이인영 최고위원, 추미애 박영선 김성순 전병헌 김희철 의원, 김한길 신계륜 이계안 전 의원 등 10여 명이 자천타천으로 거론된다. 당 외부인사로는 조국 서울대 교수, 박원순 ‘아름다운재단’ 상임이사가 본인들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거론된다. 이해찬 전 국무총리도 물망에 올라 있다. 야권의 경우 지난해 지방선거 때 한 전 총리와 노회찬 진보신당 후보의 표 분산을 경험한 바 있어 단일화 여부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역 의원의 경우 10월 26일 보궐선거에는 후보로 출마했다가 낙선하더라도 내년 4월 총선에 다시 출마할 기회를 가질 수 있지만 보궐선거 시기가 내년 4월 총선과 겹칠 경우 지역구와 서울시장 출마 중 한 개를 선택해야 하는 부담이 출마 여부의 또 다른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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