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조작’ “이렇게 많을수가…” 축구계 패닉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7월 8일 03시 00분


코멘트
예상 외의 규모에 모두가 깜짝 놀랐다.

7일 검찰의 승부조작 발표 뒤 한국프로축구연맹과 각 구단은 하루 종일 대책회의를 하느라 분주했다. 국가대표급과 각 구단의 주전급은 물론이고 신인선수들까지 대거 승부조작에 가담한 것으로 드러나자 충격을 받았다. 주전 선수들이 승부조작에 연루된 팀들은 당장 경기에 큰 차질을 빚게 됐다.

지난해 6월부터 10월까지 컵대회 2경기와 정규리그 13경기에서 총 46명의 선수가 승부조작에 가담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에는 모두 6개 구단 소속이었다. 그러나 이들 중 일부가 다른 구단으로 이적했다. 현 소속으로 보면 16개 구단 중 성남과 제주 등 2개 구단을 제외한 14개 구단 선수가 검찰에 의해 기소됐다.

그러나 검찰은 아직도 수사가 진행 중이라며 아직 확인되지 않은 인천 제주 경남 3개 구단의 경기가 추가 수사 대상이라고 밝혔다. 수사 결과에 따라 더 많은 구단의 선수가 기소될 수 있는 상황이다. 각 구단은 불똥이 어디까지 튈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연맹은 일단 이달 징계위원회를 열어 관련자들에 대한 징계를 논의하고 재발 방지 교육을 실시하기로 했다. 1차 수사 발표 때와 마찬가지로 승부조작에 관련된 선수들은 프로축구계에서 퇴출시킬 방침이다.

대한축구협회는 연맹의 징계 수위를 본 뒤 추가 징계를 결정할 예정이다. 김진국 협회 전무는 “선수들이 일찌감치 경각심을 가졌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했다. 이참에 일벌백계로 뿌리를 뽑아야 한다”고 말했다. 연맹이 1차로 관련 선수들을 프로축구계에서 퇴출시키면 협회가 아마추어리그와 일선 학교 및 지도자 강습 등에도 관련 선수들이 발을 들여놓지 못하게 할 예정이다. 축구계를 영원히 떠나게 한다는 것.

조광래 국가대표 감독은 최근 검찰 조사 과정에 누구보다 신경을 곤두세웠다. 조 감독은 연락망을 총동원해 선수들의 혐의 내용과 진술 내용을 소상히 파악했다. 9월부터 시작되는 월드컵 예선을 앞두고 핵심 수비수 홍정호(제주) 등이 뛸 수 없게 될까 봐 마음을 졸였다. 결국 국가대표 중에서는 연루된 선수가 없다는 말에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