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신년 여론조사]연평도 포격도발 한달만에 “대화 - 타협해야” 10%P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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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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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북정책

동아일보의 2011년 신년 여론조사 결과 최근 한반도 안보위기가 전면전으로 이어질 것으로 우려하는 국민과 그렇지 않은 국민의 비율은 2 대 8 정도인 것으로 나타났다. 현 정부가 취해온 원칙적인 대북정책을 지속해야 한다는 의견과 남북 대화와 타협이 필요하다는 의견은 팽팽했다.

○ ‘전쟁 불안’ 야당 지지층에서 높아

‘북한의 잇단 도발이 걱정스럽지만 전면전을 벌이지는 못할 것’이라는 응답이 58.7%, ‘우리 국방력의 우위와 확고한 한미안보동맹으로 전쟁 걱정을 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20.8%로 우리 국민의 10명 중 8명은 전쟁 발발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었다. 이번 조사가 우리 군의 연평도 사격훈련 재개(지난해 12월 20일)에 대해 북한이 추가 도발을 하지 않아 무력충돌 위험이 일단 한고비를 넘긴 뒤 실시된 점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전쟁 걱정을 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여성(17.1%)보다 남성(24.5%)이, 연령별로는 50대 이상(30.9%)에서 상대적으로 높았다.

‘전면 전쟁이 날까봐 불안하다’는 답변은 18.4%로 전반적으로 낮았지만 여성(24.4%)이 남성(12.2%)보다 더 불안해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20대 이하(21.9%)와 30대(20.3%)의 젊은층이 40대(14.6%)와 50대 이상(17.6%)의 중장년층에 비해 전쟁 불안을 더 느끼고 있었다. 지역별로는 강원 제주(33.3%)에서 전면 전쟁에 대한 불안을 느끼는 이들이 상대적으로 많았다.

전쟁 발발 여부에 대한 인식은 지지정당별로 확연히 구분된다. 한나라당 지지층에선 전쟁이 날까봐 불안하다는 응답(13.4%)보다 전쟁 걱정을 하지 않는다는 응답(28.6%)이 많았다. 자유선진당 지지층도 불안하다는 응답(12.3%)에 비해 전쟁 걱정을 하지 않는다는 응답(21.6%)이 많았다. 반면 민주당은 전쟁 걱정을 하지 않는다는 응답(14.2%)보다 전쟁이 날까봐 불안하다는 응답(21.9%)이 많았고, 민주노동당도 걱정하지 않는다는 응답(10.9%)보다 전쟁이 날까봐 불안하다는 응답(27.2%)이 우세했다.

○ 대북정책 강경론과 온건론 팽팽

정부의 향후 대북정책 방향과 관련해 ‘핵 포기에 대한 진정성을 보일 때까지 현재의 원칙적 입장을 계속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47.3%)은 역시 한나라당 지지층(64.5%)이 리드했다. 반면 ‘대화와 타협을 통한 온건한 정책으로 바꿔야 한다’는 의견(48.4%)은 여성(55.2%) 40대(52.2%) 호남(63.4%) 민주당 지지층(58.8%)과 민주노동당 지지층(63.7%)에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일주일 후인 지난해 11월 30일과 12월 1일 본보가 실시한 여론조사 때는 ‘강력한 대북압박을 통한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며 압박책을 지지한 응답이 57.0%로 절반을 훨씬 넘었고 ‘남북 정상회담이나 특사를 통해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는 대화와 타협론은 38.7%로 낮은 편이었다.

정부가 국방장관을 전격 교체하고 “전쟁을 두려워해선 전쟁을 막을 수 없다”며 북한의 추가 도발에 대한 강력한 대응 의지를 여러 차례 천명한 이후 해가 바뀌면서 확고한 안보 태세를 유지하는 것을 전제로 대화와 타협을 통해 북한을 관리해야 한다는 여론도 일부에서 형성되기 시작한 것으로 분석된다.

정용관 기자 yong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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