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日지식인 1118명 “강제병합 원천무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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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7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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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서 성명 발표… 日총리 사과담화 요구

한일 양국 지식인들이 한일병합조약의 원천 무효와 불법성에 대해 합의하고 성명서를 발표했다는 사실을 전한 5월 11일자 동아일보 기사.
한일 양국 지식인들이 한일병합조약의 원천 무효와 불법성에 대해 합의하고 성명서를 발표했다는 사실을 전한 5월 11일자 동아일보 기사.
한국과 일본의 학자, 종교인 등 지식인 1000여 명이 1910년 체결된 한일강제병합 조약이 원천적으로 무효였다는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일본 총리에게 식민지 지배에 대해 사과를 요구했다.

김영호 한국유한대학 총장과 이태진 서울대 명예교수, 와다 하루키(和田春樹) 도쿄대 명예교수 등 양국 지식인들은 28일 오후 4시 도쿄 참의원 의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 측 587명, 일본 측 531명 등 총 1118명의 지식인이 한일강제병합 조약이 원천무효라는 서명에 참가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이에 앞서 아라이 사토시(荒井聰) 국가전략상을 만나 “(강제병합 공표 100년인) 8월 29일에 총리가 사과 담화를 발표해야 한다”는 요청서를 간 나오토(菅直人) 총리 앞으로 전달했다. 한일 지식인 200명은 5월 10일 같은 내용의 공동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이번에 양국 서명자 수를 1000명으로 늘려 일본 총리의 사과 담화까지 요구한 것이다.

이 명예교수는 “530여 명의 일본 지식인들이 병합조약의 근거 없음을 인정한 것은 놀라운 성과”라며 “이는 민족문제를 뛰어넘어 지식인으로서의 사명감의 발로”라고 평가했다.

와다 명예교수는 “한국 측은 다양한 지식인이 참가했지만 일본에서는 한국 및 북한과의 관계에 관심을 가져온 역사학자들이 주로 참가했다”며 “실제 있었던 역사적 사실을 무효라고 선언하는 데 대한 우려가 있어 다양한 참여가 이뤄지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김 총장은 “서명참가자를 앞으로도 계속 늘려갈 계획”이라며 “중국 내 일본사연구자 200여 명이 공동성명에 동의해왔고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에서도 동조 움직임이 있다”고 소개했다.

도쿄=김창원 특파원 chang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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