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공존을 향해/1부]‘정치 9단’ 다 된 유권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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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7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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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모를거라고 국민을 낮게 보는데
기대 못미치는 정권엔
일부러 다른 당 찍어 서로 견제시키죠”


선거 결과가 나올 때면 매서운 민심 앞에 정치권은 어김없이 고개를 떨어뜨린다. 여야 간의 견제와 균형을 귀신같이 맞춰놓는 대한민국 유권자들이야말로 ‘정치 9단’이란 말까지 나온다. 동아일보의 집단심층면접조사(FGI)에 참여한 필부필부들의 정치적 판단도 여느 정치평론가 못지않았다.

FGI 참가자들에게 한나라당은 “부자들만 옹호하는”(오모 씨·21·대학생), “오합지졸”(이모 씨·47·주부)인 데다 “되는 게 하나도 없는”, “구심점을 잃고 헤매는”(변모 씨·46·회사원) 정당이다. 민주당은 “돌아가신 대통령들의 이미지에 기대”(박모 씨·20·대학생)고 있으며 “국민들이 한나라당을 싫어하니까 자기들을 지지할 거란 막연한 기대감에 휩싸여 있다”(신모 씨·34·회사원)는 평가다.

이명박 정부에 대한 평가도 매서웠다. “노무현 정부에 실망한 국민들이 현 정권에 기대를 많이 걸었는데 기대에 못 미치고”(김모 씨·55·주부) 있는 데다, “국민이 하지 말라면 하지 말아야지 굳이 하겠다는 이유가 뭔지”(이모 씨·46·자영업) 알 수 없어, 결국 “지방선거를 통해 잘못을 지적해 줄 수밖에”(권모 씨·51·회사원) 없었다고 했다.

이 때문에 허모 씨(31·주부)는 “선거 때마다 일부러 다른 당을 찍어 서로 견제시키고”, 한모 씨(33·회사원)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실망해 새로운 당을 지지하게 된다”고 했다.

박모 씨(54·회사원)의 말은 여운이 컸다. “아직도 국민들이 아무것도 모르고 있다고 생각하는 정치인이 많은 것 같아요.” 우리 국민은 ‘현실정치를 냉정하게 판단하고 있다’는 자신감 또한 크다는 사실도 이번 FGI에서 확인됐다.

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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