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터쿨러토크]이미 끝난 ‘건보공단 표절문제’ 비난했다 망신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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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7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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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회장 “좀 알려주지”… 애꿎은 기자에게 푸념

《의료면에 ‘워터쿨러 토크’ 코너를 신설합니다. 워터쿨러는 사무실에 있는 정수기를 말합니다. 정수기 앞에서 직원들이 물 한잔, 커피 한잔을 들고 회사나 동료들의 시시콜콜한 뒷얘기를 주고받는 풍경이 ‘워터쿨러 토크’입니다. 동아일보 의학팀은 이 코너를 통해 보건의료정책의 숨은 파장, 병원과 의사들 이야기 같은 뉴스 뒤 여록(餘錄)을 전해드립니다. 마치 친한 동료와 수다 떨듯 피식 웃음이 터지고 때로는 속이 후련한 이야기가 월요일 아침마다 찾아갑니다.》

○…경만호 대한의사협회 회장은 7일 기자회견을 자청해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연구용역 표절 문제를 눈감아 주고 혈세를 낭비했다’고 포문을 열었다가 사실과 다른 것으로 밝혀지자 애꿎은 기자들만 원망.

건보공단의 연구용역 표절 문제는 2008년 국정감사 때 한나라당 심재철 의원이 지적했던 사안. 당시 심 의원은 “2006년 의뢰한 용역보고서가 같은 해 12월 단행본으로 출간된 것은 자기 표절이나 세금 낭비 아닌가”라고 질의. 건보공단은 그 직후 단행본 판매를 금지하는 한편 판매수익금도 회수하는 등 사후 조치를 취했는데도 경 회장은 이 같은 사실을 모르고 “심 의원이 제기했던 문제를 아직도 건보공단이 해결하지 않고 있다. 연구용역을 하는 사람들을 비호하는 이유가 따로 있는가”라고 비난한 것. 뒤늦게 사실관계를 알게 된 경 회장은 “왜 기자들이 미리 좀 우리에게 알려주지 않았나”라며 엉뚱한 푸념.

하지만 당시 용역보고서를 책임졌던 신영전 한양대 교수는 의협을 명예훼손으로 고발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건보공단도 “의협은 근거 없는 의혹을 제기하지 말고 이익단체 본연의 목적에나 충실하라”고 발끈.

의료계에서는 정형근 이사장의 건보공단이 가짜 환자로 돈을 버는 의사들의 오랜 관행을 뿌리 뽑기 위해 ‘부당청구 관리시스템(FDS)’을 도입하겠다고 하자 의협이 코너에 몰린 끝에 자충수를 둔 것 아니냐고 해석.

영리병원 발언, 서울대병원장에 비난 쇄도

○…전국공공서비스노동조합은 9일 성명을 내고 정희원 신임 서울대병원장이 ‘국가병원장 자격’을 스스로 부정하고 있다고 거세게 비난.

노조는 정 원장이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6일)를 통해 “서민들을 위한 병원을 만들겠다”고 약속해 놓고 동시에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어차피 영리병원은 도입돼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한 것은 논리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 노조는 “의료민영화는 의료비 폭등을 초래해 서민들이 더는 병원에 올 수 없게 만들 뿐”이라며 국민에게 사과하라고 요구하기도. 영리병원은 이명박 정부 들어 기획재정부의 찬성론과 보건복지부의 반대론이 워낙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사안이라 서울대병원장의 불가피론은 그만큼 인화성이 클 수밖에 없는 발언. 게다가 정 원장은 서울대병원장에 선임되기 전까지만 해도 ‘최상의 진료를 모든 시민에게’라는 모토로 서민 병원을 표방하고 있는 보라매병원장을 맡고 있었기 때문에 그의 발언이 더더욱 표적이 되는 양상.

“제발 서울성모병원으로 불러주세요”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 위치한 서울성모병원. 지난해 3월 새 병원을 개원하면서 이름도 ‘강남성모병원’에서 ‘서울성모병원’으로 바꿨지만 1년 3개월이 지나도록 새 브랜드가 자리를 잡지 못해 고민.

최근 탤런트 박용하 씨의 자살 뉴스가 쏟아졌을 때도 대부분의 기사가 ‘강남성모병원 장례식장’이라고 옛 이름을 사용해 병원 관계자들이 비상. 심지어 기사 중엔 ‘강남구 성모병원’으로 쓴 경우도 있었다고. 이에 병원에서는 전담인력까지 투입해 실시간으로 이름 바로잡기 e메일을 보냈는데 3일 내내 수백 통의 e메일 공세를 펼친 끝에야 70% 정도가 ‘서울성모병원’으로 보도하기 시작했다는 후문.

임성규 홍보팀장은 “탤런트 장진영 씨가 위암으로 사망했을 때도 똑같은 상황이 벌어졌다”면서 “유명인이 올 때마다 병원 명칭이 가장 신경 쓰인다”고 토로.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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