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 “국제사회는 北도발에 대응할 책임과 의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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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5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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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방한한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왼쪽)과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이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부청사 국제회의장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변영욱 기자
26일 방한한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왼쪽)과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이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부청사 국제회의장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변영욱 기자
대북제재 적극 지지
안보리회부 한미 공동보조… 美 국내법으로도 추가조치

방중 성과도 설명
中도 北소행 심증 있지만 제재까지 동의하긴 꺼려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의 26일 방한은 비록 4시간 남짓한 짧은 일정이었음에도 천안함 폭침 사건에 대한 한국 정부의 대응에 미국이 전폭적인 지지와 신뢰를 보내고 있음을 확인시켜주는 계기였다. 특히 클린턴 장관은 한미 공동의 군사대비태세를 강조함으로써 한반도 정세의 불안정을 우려하는 여론이 확산되는 것을 차단하려 했다. 미국은 클린턴 장관 귀국 이후 독자적 대북 제재 구상을 발표해 본격적인 북한 압박에 나설 예정이다.

○ 북한 도발에 단호한 대응

“내일의 기회를 쟁취하기 위해 오늘의 도전에 맞서야 한다.”

클린턴 장관은 이날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2012년 핵안보정상회의 개최 등으로 미국의 글로벌 파트너로 성장한 한국과의 미래비전을 설명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한미 양국의 공동 번영을 위해서라도 북한의 도발행위를 엄중하게 짚고 넘어가야 한다는 메시지였다.

클린턴 장관은 그 첫 번째 방안으로 천안함 문제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회부하겠다는 한국 정부의 방침에 전폭적인 지지 의사를 나타냈다. 그는 “일본과 중국의 지도자들과 좋은 대응책 마련을 위해 협의했으며 앞으로 유엔 안보리를 통한 조치도 (한국과) 함께 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관련국들과의 협의를 거쳐 천안함 문제를 안보리에 회부하는 절차에 착수할 것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

미 행정부는 이와 별개로 독자적인 대북 제재 구상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미국 나름대로 국내법 규정에 따라 북한에 대한 조치를 하기로 했다”며 “북한의 반응에 따라서는 여러 추가적인 조치가 이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클린턴 장관은 유 장관에게 미국 의회가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얘기했다”고 전했다.

○ 방향 전환 촉구한 대북 메시지

클린턴 장관은 “북한이 방향을 전환하는 것이 모든 국가의 이해에 부합한다”며 “북한 지도부의 실제 반응이 어떨지는 모르겠지만 북한은 자신들의 행동이 용납될 수 없는 것임을 이해할 수 있는 기회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특히 클린턴 장관은 천안함 대응조치 과정에서 벌어질 수 있는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에 대해서도 강력히 경고했다. 그는 “미국에 한국의 안보와 주권은 엄숙한 책임이자 바위처럼 강한 약속”이라며 “한미 양국 군은 (북한의) 미래 도발을 막기 위한 방법을 모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천안함 사건을 일으킨 장본인인 북한이 오히려 추가 도발로 남북 대결을 격화시킬 개연성을 우려하며 한미 양국의 단호한 공동 대응 의지를 분명히 밝힌 것이다.

○ 클린턴 장관이 전한 중국의 반응

24, 25일 중국에서 열린 제2차 미중 전략경제대화에 참석한 뒤 한국을 찾은 클린턴 장관은 “중국이 이 문제(천안함 사태)의 심각성을 이해하고 있다고 믿는다”며 “미국은 도발에 대한 대응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중국과 협의하고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중국에서 한국의 방위에 대한 미국의 지지를 밝혔다”며 “중국은 (천안함 침몰 당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에 대한 조사결과를 이해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미국은 한국의 대응조치에 중국도 참여할 것을 설득했다”며 “중국은 현 상황을 심각하게 생각하지만 긴장 고조에 대한 나름의 우려를 미국에 표시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는 중국도 천안함 폭침 사건이 북한의 소행이라는 심증을 갖고 국제사회의 규탄 움직임을 이해하는 태도를 보였지만 대북 제재에까지 동의할 수는 없다는 뜻을 나타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김영식 기자 spear@donga.com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 동영상 = 軍, 하늘 나는 대잠어뢰 ‘홍상어’ 양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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