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침몰] 천안함 연돌서 어뢰 화약성분 찾았다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5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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民軍조사단 “알루미늄 조각 일부도 어뢰파편” 결론… 韓美 ‘北소행’ 의견일치軍관계자 “늦어도 이달 중순 최종결론 발표”

천안함 침몰 원인을 규명하고 있는 민군 합동조사단은 폭발 당시의 충격으로 함체에서 떨어져 나간 연돌(연통)에서 어뢰의 화약 성분을 검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천안함 내부와 침몰 해역에서 수거한 알루미늄 파편들 가운데 일부가 어뢰 파편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한국과 미국은 이 어뢰 공격이 북한에 의한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천안함 사건의 결정적 증거인 이른바 ‘스모킹 건(smoking gun)’을 찾은 셈이다.

합조단 관계자는 5일 “천안함 침몰 때 떨어져 나갔던 연돌을 수거해 정밀 분석한 결과 화약 성분이 검출됐다”며 “이 화약 성분은 어뢰의 것으로 결론 내렸다”고 전했다.

또 이 관계자는 “천안함의 함미, 함수와 침몰 해역에서 수거한 각종 금속 파편 가운데 알루미늄 파편을 찾았고, 이 알루미늄 파편을 정밀 조사한 결과 어뢰의 파편인 것으로 확인됐다”며 “이 알루미늄은 어뢰의 내부 구성물일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이 알루미늄은 국내 무기에는 사용되지 않는 것이다. 우리 어뢰가 아닌 이상 한국 해군 함정을 공격할 나라는 한 곳밖에 없지 않느냐”며 사실상 북한을 지목했다.

합조단 일원으로 원인 규명에 참여한 미군 전문가들도 합조단 결론에 동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군 전문가들은 이 같은 내용을 미국 정부에 보고했으며, 이에 따라 한미 양국 정부는 어뢰 공격의 주체로 북한을 지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합조단은 조만간 천안함이 ‘(북한의) 어뢰 공격에 의한 버블제트’로 두 동강 나 침몰했다는 내용의 최종 결론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합조단은 공격의 주체를 북한이라고 명시하지 않고 이에 대한 판단을 정부에 맡길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 고위 관계자는 “늦어도 5월 중순에는 최종 결론이 발표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중국 베이징(北京)을 방문해 북-중 정상회담을 가진 상황에서 이 같은 결론이 내려짐에 따라 앞으로 한미 양국의 대응이 주목된다.

김태영 국방부 장관은 지난달 30일 국회 국방위원회에 출석해 “천안함 침몰 현장에서 우리 함정의 재질과 다른 성분의 금속 4점과 플라스틱 1점 등 모두 5점을 수거해 분석하고 있다”며 “금속 성분 파편은 펴진 상태의 알루미늄 조각으로 3mm가량 되는 조그마한 것부터 4.5cm나 되는 것도 있다. 천안함을 공격한 물체와 관련된 것인지 점검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같은 날 국회에 제출한 문건 보고서에서 “143점에 대한 화학 분석 결과 화약 성분은 검출되지 않았다”고 보고했다.

금속 성분 감식에는 비파괴검사(NDT)가 사용된다. 방사선이나 초음파 등을 이용해 대상물을 변형시키지 않고 내부의 구조를 분석하는 검사 방식으로 X선을 비춰 반사되는 형태를 분석하면 알루미늄의 강도에 따른 계열까지 구분할 수 있다. 천안함 갑판에 쓰인 알루미늄은 가벼운 계열이지만 어뢰에 사용되는 알루미늄 합금은 무거운 계열이다.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







▲동아뉴스스테이션 = 천안함 침몰원인, 北 계산된 도발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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