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황장엽 암살조’ 탈북자 위장 남파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4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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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민무력부 정찰총국 소속 장교2명 구속… 간첩 교육후 태국 거쳐 입국

북한 인민무력부 정찰총국의 지령을 받고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1997년 귀순)를 살해하기 위해 남파된 북한군 장교 2명이 구속됐다.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부장 이진한)와 국가정보원은 20일 황 전 비서를 살해하기 위해 탈북자로 위장해 국내에 입국한 혐의(국가보안법 위반)로 북한 인민무력부 정찰총국 소속 김명호 소좌(36)와 동명관 소좌(36)를 구속했다. 소좌는 남한의 소령에 해당하는 계급이다.

두 사람은 1998년 노동당에 입당한 뒤 2004년 대남 테러 및 해외공작 업무를 담당하는 인민무력부 정찰총국에 배속돼 남한의 실정과 영어, 고정간첩망과 접선하는 방법 등을 익히고 무술 교육을 받은 베테랑 공작원이다. 김 씨 등은 지난해 11월 정찰총국 총국장 김영철 상장(중장)에게서 “황장엽의 목을 따라”는 지시를 받고 같은 해 12월 중국 옌지(延吉)로 건너갔다. 이후 같은 해 12월 탈북자로 가장해 태국으로 밀입국하는 과정에서 강제추방 형식으로 한국에 들어올 목적으로 일부러 현지 경찰에 체포됐다.

올해 1, 2월 각각 한국에 들어온 김 씨와 동 씨는 탈북자보호소에서 국정원의 합동심문을 받는 과정에서 의심스러운 부분이 드러나 집중 추궁을 당한 끝에 황 전 비서 살해 지령을 받은 사실을 자백했다고 검찰은 밝혔다. 입국과정에서 김 씨는 ‘김명삼’, 동 씨는 ‘황명혁’이라는 가명을 썼다. 동 씨는 초기 조사에서 “황장엽의 친척이어서 북한에 남아있으면 더 이상 진급할 수 없었다”고 주장했지만 다른 탈북자와의 대질조사 과정에서 거짓말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김 씨는 황 전 비서의 거주지와 자주 다니는 병원, 주변 인물 등 동향을 파악하라는 임무만을 부여받았다고 주장했고, 동 씨는 황 전 비서를 직접 살해하는 역할을 맡았다고 진술했다.

전성철 기자 dawn@donga.com
최창봉 기자 cer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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