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 스님 입적]“인생 큰 가르침 주셨는데…” 애도 물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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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3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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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상사 빈소-송광사 표정

11일 밤 서울 성북구 성북동 길상사 설법전에 마련된 법정 스님 분향소를 찾은 시민들이 분향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이종승 기자
11일 밤 서울 성북구 성북동 길상사 설법전에 마련된 법정 스님 분향소를 찾은 시민들이 분향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이종승 기자
법정 스님의 분향소가 마련된 서울 성북구 성북2동 길상사는 공식 조문 시간인 밤 12시까지 참배객들로 북적였다. 경내 곳곳에는 ‘묵언(默言)’이라고 적힌 팻말이 내걸렸고, 절 관계자들은 조문객들이 차분하게 추모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유도했다. 법정 스님의 법구(法柩)가 안치된 행지실(行持室) 앞마당에는 추모객들을 위한 돗자리가 깔렸다. 쌀쌀한 날씨에도 추모객들은 이곳에서 절을 올리며 법정 스님을 애도했다.

신도 오선옥 씨(53)는 “평소 길상사에서 봉사활동을 하면서 스님을 자주 뵈었던 터라 더욱 가슴이 아프다”며 “스님이 차분하고 조용한 걸 좋아하셨기 때문에 우리도 요란하지 않게 추모하고 있다”고 말했다.

길상사 정문 앞에는 추모객들이 타고 온 차들이 꼬리를 물었다. 분향소가 차려진 설법전(說法殿)에는 밤늦도록 조문객의 행렬이 계속됐고 정치인들의 조문도 이어졌다. 오후 8시 반경 길상사를 찾은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법정 스님은 불교계의 큰 어른이셨다. 평소 글을 쓰시거나 말씀이 보도되면 꼭꼭 챙겨 봤고, 인생의 가르침이 되는 큰 배움을 얻었다”고 말했다. 정세균 민주당 대표,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이상득 이계진 한나라당 의원,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 이광재 민주당 의원, 오세훈 서울시장도 분향소를 찾았다.

다비식이 열리는 전남 순천시 송광사는 12일 주차장 입구 오른쪽 산 8분 능선에 조성된 터에 높이 2m가 넘게 나무를 쌓아 다비식을 준비한다. 스님이 17년 동안 거처하며 ‘무소유’ 등을 썼던 인근의 불일암에도 조문객이 이어졌다. 입구 행랑에 있는 수첩에는 “큰 스님! 하루속히 건강을 회복하시어 저희들을 이끌어 주십시오” 등 건강을 기원하는 글이 빼곡하게 적혀 있었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
순천=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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