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아가 선택할 일이지만 2014 소치 출전했으면…”

  • Array
  • 입력 2010년 3월 2일 03시 00분


코멘트

■ 브라이언 오서 코치 인터뷰“트리플 악셀 뛴다면 역대 최고점 경신 또 가능연아 선택에 달렸지만 2014 소치 출전했으면…”

밴쿠버=김동욱 기자
밴쿠버=김동욱 기자
“오서, 금메달 축하해요.”

“경기 잘 봤어요. 해낼 줄 알았어요.”

‘피겨 여왕’ 김연아(20·고려대)의 전담 코치인 브라이언 오서(49·사진)는 1일 캐나다 밴쿠버 미디어센터에서 수많은 축하 인사를 받았다. “Thank you(감사합니다)”라는 말을 달고 다닐 정도였다. 유명 인사라고 덕담을 건네자 그는 “올림픽 시즌이니까 그렇지 보통 때는 그렇지 않다”며 웃었다.

○ 연아의 금메달, 22년 만에 꿈을 이루다

겨울올림픽 폐회식을 2시간 앞두고 오서 코치를 만났다. 캐나다와 미국의 아이스하키 결승전이 한창 열리고 있던 때였다. 그는 “인터뷰 때문에 다 보지 못하고 왔다. 연장까지 갈 줄 몰랐다. 하지만 결승골을 넣는 것을 봐서 다행이다”라며 기뻐했다. 캐나다 국민답게 아이스하키를 좋아한다는 그는 인터뷰가 진행되는 동안 TV에 나오는 아이스하키 메달 세리머니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그는 “캐나다 국민으로서 올림픽 마지막 경기인 아이스하키에서 캐나다가 금메달을 따내 기쁘다. 하지만 연아의 금메달보다 기쁘지는 않다”고 말했다.

피겨 선수 출신인 그는 1984년과 1988년 겨울올림픽 남자 싱글에서 두 번 모두 은메달에 그쳤다. 한이 맺힐 법도 하다. 그는 이번 올림픽에서 제자를 통해 금메달의 꿈을 이루는 감격을 누렸다. 그는 “연아가 금메달을 딴 뒤 비로소 올림픽에 대한 미련을 털어낼 수 있었다”며 웃었다.

오서 코치는 2006년 김연아와 인연을 맺었다. 그는 “4년간 가장 행복한 순간을 꼽으라면 바로 지금이다. 그 어느 때보다 행복하다. 가장 힘든 시기는 연아가 2006∼2007시즌에 부상 때문에 힘들어했을 때다”라며 제자에 대한 각별한 사랑을 보였다.

○ 소치 올림픽도 함께 뛰었으면…


김연아는 이번 올림픽에서 여자 싱글 역대 최고점인 228.56점을 받았다. 하지만 오서 코치는 여전히 목말라 보였다. 그는 “연아가 더 높은 점수를 얻으려면 트리플 악셀(공중 3회전 반) 점프가 필요하다. 연아는 올림픽 챔피언이 됐지만 여전히 발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트리플 악셀을 위한 구체적인 조건도 말했다. 그는 “발목과 무릎, 엉덩이까지 몸 어디 한 군데도 아픈 데가 없다면 시간을 갖고 연습할 수 있다. 연아가 트리플 악셀을 뛰는 모습을 꼭 보고 싶다”고 했다. 이번 시즌 김연아는 트리플 악셀을 경기에서는 물론 연습에서조차 한 번도 시도하지 않았다. 그는 “현재 상황에서 연속 3회전 점프가 가장 중요한 기술이지만 연아는 트리플 악셀을 쉽게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김연아가 2014년 소치 올림픽에 출전하면 좋겠다는 소망을 나타냈다. 그는 “우선 연아는 세계선수권대회 2연패를 달성해야 한다. 이후 시간을 좀 갖고 쉬면서 다음 시즌을 준비해야 한다. 그 다음에 연아가 무엇을 할지는 나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2014년까지 연아가 체력적으로는 문제가 전혀 없다. 겨우 24세일 뿐이다. 그러나 모든 것은 연아에게 달려 있다”고 말했다.

밴쿠버=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