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2/집중분석]‘O2 드라마 어워드’ 어떻게 선정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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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2월 17일 19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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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최고의 드라마 연기자는 MBC 드라마 ‘선덕여왕’에서 불꽃같은 연기를 보여준 미실역의 고현정에게 돌아갔다.

동아일보 대중문화 웹진 O₂는 방송사나 주연, 조연의 구분 없이 올해 최고의 연기자 한 명을 선정하자는 취지로 ‘O₂ 드라마 어워드’를 심사했다.

그 결과 고현정이 총점 96.7을 받아 95.9를 얻은 이병헌을 제치고 올해 KBS, MBC, SBS 방송 3사 드라마에 출연한 연기자들 가운데 가장 뛰어난 연기를 한 주인공으로 선정됐다.



고현정은 선덕여왕(이요원 분)과 왕권을 놓고 경쟁을 벌이는 매력적인 악녀 연기를 펼치며 호평을 받았다.

고현정은 눈썹 하나만 살짝 올리는 표정연기로도 악녀의 면모를 충분히 발휘했다. ‘선덕여왕’은 지난달 10일 미실의 최후를 그린 50회의 시청률이 43.3%에 이르며 흥행 면에서도 성공을 거뒀다. 반면 미실 사후에는 시청률이 서서히 떨어져 ‘미실의 저주’라는 용어가 생기기도 했다.

또한 “무서우냐. 공포를 극복하는 데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도망치거나. 분노하거나”, “이 미실은 의심스러운 자를 믿은 적 없고, 믿은 자를 의심한 적 또한 없습니다”, “비겁한 자에겐 삶도 죽음도 정면으로 오지 않는다. 오직 삶의 즐거움을 맛본 자만이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으리라” 등 고현정의 명대사는 드라마 방영 내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고현정과 막판 치열한 접전을 벌인 이병헌은 KBS 드라마 ‘아이리스’에서 조직으로부터 배신당한 NSS(국가안전국) 요원 김현준을 연기했다.

이병헌은 올해 영화 ‘지.아이.조-전쟁의 서막’에 출연해 할리우드 스타로 이름을 알렸고, 6년 만에 복귀한 드라마 ‘아이리스’에서도 강렬한 액션 연기로 카리스마를 뿜어냈다. 그러나 최근 옛 여자 친구 권모 씨와 소송에 휘말리면서 여론이 엇갈리는 불운을 겪기도 했다.

3위는 KBS 드라마 ‘꽃보다 남자’로 많은 인기를 끈 이민호가 차지했다. 이민호는 이 드라마에서 안하무인 재벌 2세 구준표 역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스타덤에 올랐다.

이민호는 심사 과정 중 인터넷 투표 부문에서 단연 두각을 나타냈다. 그는 4일부터 11일까지 동아닷컴을 통해 실시한 인기투표에서 총 4만 2013표 중 1만 749표(25.6%)를 얻어 2위를 기록한 이승기(6137표)를 4600여 표차로 따돌리며 1위에 올랐다.

이민호에 이어 전체 심사 4위는 고현정과 함께 ‘선덕여왕’에 출연한 이요원 △5위 김혜수(SBS ‘스타일’) △김남길 (‘선덕여왕’) △김소연 (‘아이리스’) △이승기 (SBS ‘찬란한 유산’) △한효주 (‘찬란한 유산’) △김남주 (MBC ‘내조의 여왕’) △장서희 (SBS ‘아내의 유혹’) 순이었다.

‘O2 드라마 어워드’는 O2 필진과 동아일보 문화부 방송팀, 스포츠동아 엔터테인먼트부 기자를 포함해 총 14명의 심사위원이 1차 심사를 실시, 가장 좋은 평점을 얻은 순서대로 11명의 후보를 뽑았다.

최종 순위 결정에는 △전문가로 구성된 최종 심사위원단의 평가 △연기자가 화제의 중심에 섰던 정도 △인터넷 투표 결과를 종합했다.

2차 심사위원단에는 ‘한류열풍’을 일으킨 드라마 ‘겨울연가’를 제작한 윤석호 PD, 드라마 평론가인 윤석진 충남대 국문과 교수, 김재범 스포츠동아 엔터테인먼트부 부장이 포함됐다. 또 각 후보들이 작품을 통해 얼마나 화제를 모았는지를 가늠해볼 수 있는 자료로 언론 매체 기사 건수를 조사해 반영했다.

다음은 2차 심사위원단의 한 줄 평.

▶1위 고현정

“사극 연기도 스타일리시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한결같이 진한 맛의 연기가 때론 부담스럽기도” (김재범)
“빙의란 이런 것이다!” (윤석진)
“그녀가 연기한 미실은 다른 대안은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강렬했다. 악역이면서 입체적인 성격을 지닌 연기는 해외 시청자에게도 어필할 수 있을 정도로 인상적” (윤석호)


▶2위 이병헌

“좋은 연기는 단순히 가슴 속 감성만이 아닌, 극과 인물을 파악하는 뛰어난 ‘드라마적 지능’도 함께 해야 함을 보여주는 남자” (김재범)
“무심한 듯 강렬한, 세포를 움직이는 연기 내공” (윤석진)
“카리스마와 함께 여유와 넉살 유머를 겸비한 드문 배우. 그 유머에도 카리스마가 있고, 이제는 눈빛 하나로 주변 배우들을 모두 조연으로 만드는 수준” (윤석호)

▶3위 이민

“새로운 청춘 스타의 탄생. 한 시대를 풍미할 스타로 롱런하게 될지, 아니면 ‘반짝 스타’에 그칠지는 앞으로의 선택이 결정할 듯”(김재범)
“꽃향기 속에서 부유하다” (윤석진)
“신인답지않은 당당한 눈빛. 카리스마와 함께 여유도 있다. 롱런 여부는 앞으로의 선택이 중요”(윤석호)

▶4위 이요원

“볼 때마다 쑥쑥 크는 배우. 그래서 지금보다 미래가 더 기대되는 연기자. 하지만 이번엔 미실의 그늘이 너무 짙었다” (김재범)
“덕만이가 아닌 듯한 덕만공주, 그리고 선덕여왕” (윤석진)
“무난한 연기를 했으나 워낙 압도적인 미실 연기 때문에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윤석호)

5위 김혜수

“자신의 매력이 무엇인지, 강점이 무엇인지 너무 잘 아는 그녀. 그래서 선택한 역할. 몸에 딱 맞는 역할을 고르는 안목도 연기력의 하나” (김재범)
“그녀가 움직이면 캐릭터가 살아난다” (윤석진)
“자기 스타일에 너무 잘 맞는 역. 예상만큼 연기도 잘 했다. 본인이 너무 역할을 즐기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 (윤석호)


6위 김남길

“미실의 강한 캐릭터 옆에서도 비담이 빛을 잃지 않은 것은 그의 공. 하지만 그것이 캐릭터가 지닌 매력인지 연기력의 출중함 때문인지는 모호” (김재범)
“성골을 지향한 육두품 연기” (윤석진)
“비담이란 참 좋은 캐릭터를 만났고, 그것을 잘 표현했다. 이후 활동은 앞으로 좀 더 주목해야할 듯” (윤석호)

▶7위 김소연

“김태희의 유명세를 압도한 남다른 변신. 드라마에선 때론 기대하지 않던 빛나는 조연을 보는 즐거움이 있다” (김재범)
“역할만 부여된 인물을 위해 고군분투하다” (윤석진)
“좋은 역할. 기존 이미지를 털어버릴 수 있는 기회를 잘 잡았다. 다소 선이 강한 캐릭터의 특성을 오히려 변신의 단초로 활용” (윤석호)

▶8위 이승기

“가수 출신 연기자로 연착륙에 성공. 대중적인 인기와 폭넓은 지명도에 비해 연기자로서 갈 길은 아직 멀어 보인다” (김재범)
“백마를 잃어버린 왕자님” (윤석진)
“귀여운 막내 이미지. 미운 역할인데도 정감 있고 친근감 드는 것은 좋은 재산” (윤석호)

▶9위 한효주

“호감도 높은 여자 스타의 탄생. 과제는 연기자로서 그녀만의 색깔과 향기를 찾는 것” (김재범)
“누구나 캔디렐라가 될 수 있다” (윤석진)
“좋은 역할을 만났다. TV 연기자로서 첫째 덕목인 친근감을 갖고 있고 연기 경력이 쌓이면서 연기의 디테일이 살고 스케일이 생겨났다” (윤석호)

10위 김남주

“빛바랜 과거의 영광을 과감히 털어버린 용기는 분명 대단. 변화의 깊이는 조금 아쉽다” (김재범)
“CF여왕의 꼬리표를 떼다” (윤석진)
“도회적인 이미지에서 아줌마 모습으로 안착한 게 호감” (윤석호)

▶11위 장서희

“시청률 스타로 건재함을 다시 입증한 ‘아내의 유혹’. 그러나 변화 없는 캐릭터는 배우로서 잃은 것도 작지 않다” (김재범)
“캐릭터를 위해서라면 못할 것이 없다” (윤석진)
“……” (윤석호)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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