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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마스크 확보하라” 해외지사 풀가동...33만장 국내 기부

삼성 “마스크 확보하라” 해외지사 풀가동...33만장 국내 기부

Posted March. 25, 2020 08:10,   

Updated March. 25, 2020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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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이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한 마스크 긴급 공수작전에 나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마스크 품귀 현상이 빚어지자 해외 주재원을 통해 마스크 구매에 나선 것이다. 주재원들이 발로 뛰어 구매한 마스크는 주로 대구경북 지역에 기부물품으로 전달됐다. 또 국내 마스크 제조업체가 생산량을 늘릴 수 있도록 인력과 기술 지원에 나섰다.

 24일 삼성은 계열사 해외 법인 등을 동원해 확보한 마스크 28만4000여 장과 고객사로부터 기증받은 5만 장을 전국재해구호협회 등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삼성물산, 삼성디스플레이 등 전 계열사의 해외 법인에 ‘구매 가능한 마스크를 모두 확보하라’는 특명이 전달된 건 지난달 29일이었다. 이후 각국 주재원들은 발 빠르게 마스크 제조회사와 유통업체를 수소문하기 시작했다. 재고 및 품질을 확인하기 위해 유통업체를 일일이 찾아다녔고, 손이 부족하면 주재원 가족까지 총출동했다.

 전 세계적으로 마스크 수요가 높아 단가도 오르고, 물량도 충분하진 않았다. 미주의 한 국가에선 700만 장을 구매하려고 자금 준비를 하던 중 하루도 안 돼 다른 구매자에게 팔리기도 했다. 삼성 관계자는 “마스크 유통회사가 100% 가까운 선급금을 요구하거나 협상 중 더 비싼 값을 부르는 다른 곳에 마스크를 팔아넘기기도 하는 등 돌발 변수가 적지 않았다”고 했다.

 우여곡절 끝에 캐나다, 콜롬비아, 중국 등지에서 한 달여 동안 들여온 마스크는 총 28만4000여 장. 삼성은 코로나19 사태로 큰 피해를 입어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된 대구에 마스크 8만 장, 그리고 재해구호협회에 마스크 20만 장을 전달했다. 이 밖에 중국의 한 반도체 고객사가 ‘한국 직원들을 위해 사용해 달라’며 보내온 마스크 5만 장을 대구광역시의사회에 기증했다.

 삼성전자와 삼성물산의 글로벌 네트워크는 마스크필터 구매에도 활용됐다. 정부가 지정한 해외 필터 공급업체와 구매 계약을 체결하고 수입해 조달청에 전량 납품키로 한 것이다. 우선 필터 53t 구매를 완료한 상태다.

 마스크 확보와 더불어 삼성은 국내 마스크 공장 지원도 시작했다. 지난달 삼성은 전남 장성군에 위치한 공공 마스크 제조·공급업체 화진산업에 제조 전문가들을 파견해 생산라인 및 동선을 최적화하는 등 효율화 방안을 지원했다. 하루 마스크 생산량 4만 장이던 화진산업은 효율화 이후 10만 장으로 늘었다.

 삼성은 또 마스크 제조업체 A사를 위해 광주에 위치한 삼성전자 정밀금형개발센터를 이용해 금형을 제작해 주기도 했다. A사는 이를 통해 3주 이상 준비 기간을 단축했다. 삼성은 또 3일부터 중소벤처기업부, 중소기업중앙회를 통해 추천받은 △E&W △에버그린 △레스텍 등 3개 마스크 제조기업에 제조 전문가들을 파견해 기술 지원을 하고 있다.

 지난달 26일 삼성은 300억 원 상당의 성금과 구호물품을 전국재해구호협회에 기부했다. 당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금 같은 때에 마땅히 우리 사회와 같이 나누고 함께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동일 d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