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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의 전격 訪中...다시 對北군사옵션 꺼낸 美

비건의 전격 訪中...다시 對北군사옵션 꺼낸 美

Posted December. 19, 2019 08:02,   

Updated December. 19, 2019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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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박3일간 방한 일정을 마친 스티븐 비건 미국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일정을 바꿔 19∼20일 중국을 전격 방문하기로 했다. 미 국무부는 비건 특별대표의 방중 사실을 발표하면서 “북한에 대한 국제적 단합을 유지할 필요성을 논의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러시아와 함께 유엔안전보장이사회에 대북제재 완화를 요구하는 결의안을 낸 중국의 대북제재 이탈 움직임을 막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찰스 브라운 미국 태평양공군사령관은 어제 “(북한이 도발을 감행할 경우) 2017년에 했던 것이 많이 있어 우리는 꽤 빨리 먼지를 털어내고 준비할 수 있다”며 “모든 옵션이 테이블 위에 있다”고 말했다. 2년 전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5 형 발사 등 도발을 계속 하자 미국이 북한 지도부 폭격 훈련과 제한적 선제공격 등 강력한 군사적 옵션을 검토한 사실을 언급한 것이다. 대화와 협상을 거부하는 북한에 대해 미국의 경고가 단순한 엄포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메시지다. 북-미간 말 폭탄 공방이 군사적 옵션까지 거론되는 위기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것이다.

 물론 2년 전 긴박한 상황을 지금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비핵화 협상이 교착 상태이긴 하지만 미국은 대화와 협상의 길을 가려하고 있다. 북한도 연일 말 폭탄을 쏟아내지만 아직까지 공개적인 도발은 자제하고 있다. 그래서 미국은 군사 옵션 보다는 국제사회가 대북제재에 한 목소리를 내면서 북한을 압박하는 데 무게를 둔 듯 하다.

 하지만 중국은 이런 북한을 향해 엄중 경고는커녕 북한의 재제완화 요구를 편드는 듯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대북제재의 대오가 흔들리면 북한의 협박이 먹혀드는 신호로 비쳐질 우려가 있다. 북한이 비건 특별대표의 협상 요청을 무시하면서 강경 일변도의 성명을 쏟아내는 것도 중국과 러시아가 뒷배를 봐주는 것과 무관치 않을 것이다. 그래서 미국은 북한을 비핵화 협상에 끌어들이기 위해서라도 일단 국제사회가 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보고 중국 다잡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중국과 러시아의 대북제재 완화 요구에는 미국의 패권을 흔들려는 노림수도 있다. 하지만 두 나라도 비핵화 협상이 본 궤도를 이탈해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을 원치는 않을 것이다. 북한의 도발로 인해 동북아 국가의 핵 무장을 촉발하는 ‘핵 도미노’ 현상을 막기 위해서라도 대북제재 전선은 유지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