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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1100명에 병실 대란...장기전 대비 의료자원 분배전략 새로 짜야

환자 1100명에 병실 대란...장기전 대비 의료자원 분배전략 새로 짜야

Posted February. 27, 2020 08:06,   

Updated February. 27, 2020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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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우한 폐렴) 확진환자가 1100명을 넘어선 가운데 전국의 국가지정 음압(陰壓)병상 가동률이 100%에 육박해 병실 대란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민간의료기관까지 합쳐도 전국의 감염자 격리 치료용 음압병상은 모두 1077개여서 병상보다 환자 수가 많은 상태다. 정부의 코로나19 전담병원 지정 작업이 늦어져 추가 병실 확보 작업도 차질을 빚고 있다.

 지난 20일 환자 수 100명을 넘긴 이후 매일 200명씩 새로운 환자가 생겨나고 있다. 세계적으로도 30개국에서 8만4000명이 넘는 환자가 발생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가 치사율은 낮지만 전파력이 매우 강하다는 점에서 메르스보다는 신종플루에 가깝다고 진단한다. 메르스는 국내에서 190일 만에 종식됐지만 2009년 신종플루는 1년을 끌었다. 코로나19도 장기전에 대비해야 한다는 뜻이다.

 환자수가 20명일 때와 1000명을 넘긴 이후의 대응 전략이 같을 수는 없다. 의료현장에서는 이미 의료시스템 과부하를 호소하고 있다. 우선순위를 정해 한정된 의료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먼저 병상 이용 기준부터 정비해야 한다. 그제 저녁엔 청도대남병원에서 발생한 환자가 밤새 음압병상을 찾다 어제 오전에야 인천 가천대길병원으로 이송돼는 일이 있었다. 경증환자에 의심환자까지 음압병실을 채우고 있어 정작 중증 환자가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하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음압병상은 중증 환자부터 수용하는 것이 맞다.

 경증 환자와 회복기 환자에 대한 관리 기준도 필요하다. 정부는 1만 병상 규모의 전담병원 지정을 계획 중이지만 일반 환자용 병상을 빼야 하는 문제여서 여의치가 않다. 의료계에선 신속 치료 후 퇴원시키거나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는 조건하에 자가 격리로 관리하는 방안을 제안하고 있다.

 의료진의 자가 격리 기간(14일)도 환자와의 접촉 정도에 따라 세분화할 필요가 있다. 환자가 폭증하는 만큼 손발이 묶이는 의료 인력이 급증하고 있어 엄격한 격리 기준이 오히려 의료 공백을 낳고 있다. 자가 격리된 동료들 대신 몰려드는 환자를 돌보느라 의료 인력의 피로도가 한계상황에 이르러 일반 의료시스템마저 위협받고 있다. 환자와 밀접 접촉한 경우가 아니라면 무증상 의료진에 한해 격리 기간을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국민들도 장기전에 대비해야 한다. 개인 위생수칙을 습관화하고, 사재기는 금물이나 비상용 의약품과 생필품은 준비해둘 필요가 있다. 가정이든 직장이든 확진판정을 받은 구성원의 부재로 일상이 통째 멈춰 서지 않도록 사무실 폐쇄 기준이나 재택근무 규정 등을 재정비해야 한다. 차분하게 대응하면 쉽게 끝낼 순 없어도 못 이겨낼 일도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