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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지마 톤즈!” 아프리카 오지서 빛이 된 이태석 신부

“울지마 톤즈!” 아프리카 오지서 빛이 된 이태석 신부

Posted December. 10, 2019 08:35,   

Updated December. 10, 2019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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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봤던 곳 중에 거기가 제일 가난했어.”

 장래가 보장된 의사의 길을 버리고 아프리카의 오지 남수단 톤즈에 선교 사제로 부임해 학교와 병원을 세우는 등 헌신적으로 활동한 고(故) 이태석 신부(1962∼2010). 그는 함께 사제의 길을 걷던 후배 김상윤 신부(살레시오회 청소년사목위원장)가 “왜 톤즈를 택했느냐”고 묻자 이렇게 답했다고 한다.

 의사이면서도 정작 자신의 몸은 살피지 못하고 2010년 1월 14일 선종한 이 신부의 10주기(내년 1월 14일)를 한 달여 앞두고, 이 신부가 몸담았던 살레시오회가 10주기 행사를 소개하는 간담회를 9일 서울 영등포구 살레시오회빌딩에서 열었다.

 이날 김 신부를 비롯해 이 신부와 교분을 나눴던 이들이 지난 기억을 회고했다. 김 신부에 따르면 이 신부는 부제품을 받기 전인 1999년 케냐로 선교하러 갔다가 톤즈에서 사목활동을 하던 제임스 신부를 만났다. 해외 선교를 지망하는 이 신부가 케냐에 왔다는 소식을 듣고 제임스 신부가 찾아온 것. 그를 따라 톤즈에 간 이 신부는 “상상을 뛰어넘는 가난을 목도하고 톤즈에서 지내는 일주일 동안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았다”고 했다고 한다. 그리고 한국에 돌아와 톤즈에 가겠다고 결심했다.

 김 신부는 “왜 의대를 졸업하고 신부가 됐는지 물었더니, 이 신부는 ‘나는 돌을 들고 있는데, 다이아몬드가 보이면 돌을 버려야 하지 않겠니’라고 답했다”며 “사제의 길과, 청소년을 이끄는 일을 다이아몬드로 표현한 것”이라고 말했다. 살레시오회는 청소년 교육을 목적으로 설립한 수도회다.

 이 신부와 살레시오회 동기로 친구인 백광현 신부(살레시오회 부관구장)는 “이 신부는 아이들과 함께 어울리는 것을 매우 좋아했다”며 “이탈리아 로마 유학 시절 내게 사진을 보여줬는데, 광대 옷을 입고 아이들하고 어울리는 모습이었다”고 말했다.

 이 신부가 초청해 한국에 유학 온 톤즈의 청소년 2명은 한국에서 의대를 졸업했고, 수련을 더 한 뒤 남수단에 돌아가 이 신부가 했던 의료 활동을 지속할 계획이다. 뒤에 유학 온 1명은 한국에서 토목공학을 공부하고, 인프라가 부족한 남수단에서 토목기사로 일하고 있다.

  ‘이태석위원회’(위원장 유명일 신부)는 ‘이태석 기념관’이 이 신부의 기일에 부산 서구 톤즈문화공원 내에 개관한다고 밝혔다. 추모미사는 다음 달 12일 광주 살레시오중고교 성당에서 열린다. 이 신부의 삶을 소재로 한 영화 ‘울지마 톤즈2’는 다음 달 9일 개봉한다. 이 신부의 전기와 다큐멘터리 영화도 내년 말 선보일 예정이다.


조종엽 jj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