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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리앗’ 우리은행 무릎 꿇린 BNK ‘다윗 사령관’ 안혜지

‘골리앗’ 우리은행 무릎 꿇린 BNK ‘다윗 사령관’ 안혜지

Posted December. 07, 2019 08:29,   

Updated December. 07, 2019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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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cm 하은주(전 신한은행)가 나왔어도 164cm 안혜지를 뽑았을 것이다.”

 2014년 당시 안세환 KDB생명(현 BNK) 감독은 여자프로농구(WKBL) 신입 선수 선발회에서 17세 고교생 가드 안혜지를 1순위로 지명하며 강한 믿음을 드러냈다. 신입 선발회 사상 1순위로 뽑힌 선수 가운데 가장 작은 키였지만 안 감독은 경기 운영 능력, 돌파, 넓은 시야, 패스 슈팅 등 포인트가드가 갖춰야 할 ‘5박자’를 모두 갖춘 안혜지의 능력을 조금도 의심하지 않았다.

 그로부터 5년이 지난 이번 시즌 안혜지는 여전히 리그 최단신이지만 BNK의 공격을 이끄는 선봉장으로 맹활약하고 있다. 5일 BNK는 안방인 부산 금정체육관에서 리그 선두 우리은행을 75-70으로 꺾는 파란을 일으켰다. 안혜지는 이날 16점 7리바운드 12어시스트로 승리를 주도했다. 이번 시즌 부산으로 연고지를 옮기며 유영주 감독 체제로 새 출발한 BNK는 최하위(2승 6패)에 머물러 있지만 강호 우리은행을 상대로 홈 첫 승을 따내며 기대감을 키웠다. 최근 3경기에서는 2승 1패를 거둬 공동 4위(3승 5패) 삼성생명과 KEB하나은행을 1경기 차로 쫓았다. 안혜지는 “강팀을 이겨서 선수들이 자신감을 찾았다. 앞으로 남은 경기가 많다. 오늘까지만 좋아하고 다시 준비해서 잘해 보겠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 평균 어시스트 1위(6.4개) 타이틀을 따냈지만 경기당 평균 득점이 6.5점으로 저조했던 안혜지는 이번 시즌 8경기에서 평균 13.4점으로 득점이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 26%로 저조하던 3점슛 성공률도 40%(43개 시도해 17개 성공)로 껑충 뛰었다. 5일 우리은행전에서는 3점슛 4개를 시도해 3개를 림에 꽂아 넣었다. 안혜지는 “내 슛이 약하다고 생각해서 상대가 적극적으로 막지 않는 것 같다. 전에는 내가 공격 욕심을 내면 어시스트가 줄어들 거라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늘었다. 슛이 들어가기 시작하면서 패스할 공간이 더 많이 생겼다”고 말했다. 이번 시즌 안혜지의 어시스트는 평균 7.5개로 지난 시즌보다 1개 이상 늘었다.

 신한은행 포인트가드 출신으로 2008∼2009시즌 최우수선수(MVP)를 수상했던 최윤아 코치의 트레이닝이 안혜지의 성장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유영주 감독은 “최 코치가 (안)혜지에게 가드로서 상대 수비의 움직임을 읽으며 공격하는 방법을 많이 조언해줬다. 수비를 읽는 눈이 생기면서 득점과 어시스트가 자연스럽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안혜지는 “2 대 2 상황에서 슛을 쏘는 리듬을 익히는 데 집중했다. 코치님이 ‘안 들어가도 되니까 리듬만 익히라’고 하시더라. 슛 타이밍이 잡히면서 정확도도 올라간 것 같다”고 말했다.


조응형기자 yesbr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