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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는 ‘선거’, 文은 ‘평화’ 타령만...그러니 김정은 더 무모해진다

트럼프는 ‘선거’, 文은 ‘평화’ 타령만...그러니 김정은 더 무모해진다

Posted December. 10, 2019 08:39,   

Updated December. 10, 2019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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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어제 트위터에 “적대적인 행동을 하기에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은 너무 똑똑하고 너무 잃을 게 많다. 사실 모든 것을 잃는다”고 썼다. 그러면서 내년 대통령선거를 또 다시 거론하며 “미국 대통령과의 특별한 관계를 무효화하거나 11월 대선에 간섭하길 원하지 않는다”고 했다.

 김정은을 향해 미국 대선에 영향을 미칠 도발을 하지 말라고 경고한 것이지만 한편으론 김정은에게 ‘제발 내 재선을 망치지 말라’고 호소하는 것처럼 들린다. 대선과는 관계없이 근본적 북핵 해결을 다짐해도 모자랄 판에 자신의 관심은 온통 대선이라고 사실상 실토한 것이나 다름없다. 그래서 북핵 문제도 선거 스케줄에 맞춰 이벤트화하려 한다는 의심을 사는 것이다.

 김정은이 ‘연말 시한’을 정하고 도발 수위를 높여가는 것도 바로 그 때문이다. 내년 미국 대선전 내내 도발이든 해결이든 변수로 등장해 트럼프 대통령에게서 충분한 양보를 받아내겠다는 계산인 것이다. 물론 김정은도 대북 강경책을 펴는 민주당 후보보다 북한에 훨씬 유연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바랄 수 있다. 하지만 그의 낙선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대선 전에 더 많은 것을 챙기겠다며 더 큰 도박을 벼르는 것이다.

 북한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같은 미국 본토를 겨냥한 고강도 도발을 노리고 있다. 위성사진 분석 결과 북한이 7일 동창리에서 했다는 ‘중대한 시험’도 장거리 로켓용 엔진분사 시험인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김정은이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에게 폐기하겠다고 약속한 동창리 시험장을 재가동함으로써 이제 말만의 협박이 아니라 곧장 행동으로 들어갈 수 있음을 과시한 것이다.

 그런데도 우리 정부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논의는커녕 어떤 입장도 내지 않고 있다. 문 대통령은 어제 록밴드 ‘U2’의 보노를 만나 한반도 평화를 주제로 환담했지만 최근 상황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토와 중국, 러시아, 일본, 그리고 전 세계가 북한 문제에 결속돼 있다”면서 한국은 거명하지 않았다. 무심코 빠뜨린 건지, 따로 언급할 필요가 없다고 여긴 건지 의문이 아닐 수 없지만 더 큰 의문은 따로 있다. 오직 선거와 평화 타령만 하는 두 대통령의 행보가 작금의 위기를 더욱 키운 것은 아닌지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