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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대에 도심교통 마비된 홍콩... 中매체 “필요하면 軍투입”

시위대에 도심교통 마비된 홍콩... 中매체 “필요하면 軍투입”

Posted November. 13, 2019 08:38,   

Updated November. 13, 2019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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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콩 경찰이 비(非)무장 시위대를 조준 사격해 충격을 준 가운데 12일 홍콩에서는 대중교통 방해 시위에 나선 시위대와 이를 진압하는 경찰의 충돌로 도시 전체가 큰 혼란에 빠졌다. 중국 관영 매체는 ‘중국군 투입’ 필요성을 다시 제기했다. 이런 홍콩 사태 악화에 미 국무부는 11일 대변인 성명을 통해 우려를 표했다.

 홍콩 정부는 또다시 강경 진압 방침을 밝혔다. 홍콩 행정수반인 캐리 람 행정장관은 12일 정례 브리핑에서 “시위대의 교통 방해는 극단적으로 이기적”이라고 말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런민(人民)일보는 홍콩 문제를 담당하는 중국 최고지도부 한정(韓正) 상무위원 겸 부총리가 앞서 9∼11일 홍콩에서 멀지 않은 하이난(海南)섬을 시찰했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그가 시찰한 후 홍콩과 인접한 광둥(廣東)성 선전(深(수,천))시를 방문해 홍콩 시위대에 대한 압박을 높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 글로벌타임스는 사설에서 “필요하면 중국 본토 무장경찰과 인민해방군 홍콩 주둔 부대가 기본법에 따라 홍콩 경찰을 지원할 것”이라며 군대 투입 분위기를 띄웠다. 중국 매체가 군 투입론을 주장한 것은 7월 말 이후 4개월 만이다.

 람 장관이 이달 초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한 부총리를 만난 뒤 홍콩 경찰의 진압 강도가 더 세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홍콩언론에 따르면 이달 들어 홍콩에서 체포된 사람만 500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1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경찰이 지난주 시위 과정에서 체포한 사람은 266명에 달한다. 또 지난 주말인 10일 하루 동안 260명 이상이 체포된 것으로 전해졌다. 체포된 사람 중에는 11세 어린이도 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시위대는 12일 오전 출근길 지하철 운행 마비를 시도했다. 몽콕 콰이퐁 사이완호 등 홍콩 도심 곳곳의 지하철역이 긴급 폐쇄되고 운행이 중단됐다. 샤틴역 철로에서는 시위대가 던진 돌로 인해 지하철이 역사에 진입하지 못했다. 임산부를 비롯한 승객들은 열차에서 내려 선로를 따라 역까지 100m를 걸어야 했다. 한 노인이 응급 구조요원이 제공한 산소마스크를 쓰고 걷는 모습도 포착됐다. 이날 사이완호 등에서는 시위대가 바리케이드 등으로 도로를 막아 버스 운행도 중단됐다.

 경찰은 홍콩 중문대, 이공대, 시립대 등 여러 대학에서 벌어진 시위 해산을 이유로 오전부터 최루탄을 발사하며 진압에 나섰다. 홍콩 무장경찰은 정차해 있던 지하철 안에까지 진입해 출근 중인 승객들에게 역사 바깥으로 나가라고 요구했다.

 앞서 홍콩 경찰은 11일 오전 사이완호에서 시위 참가자 초모 씨(21)를 리볼버 권총 실탄으로 쏴 한때 생명이 위독했다. SCMP에 따르면 현재 초 씨는 안정을 찾은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AFP통신 등에 따르면 모건 오테이거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11일 성명에서 “미국은 홍콩의 상황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갖고 주시하고 있다”면서 “홍콩 경찰과 시위대를 포함한 모든 당사자의 자제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윤완준 zeit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