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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기비스, 日 열도강타…18명 사망•13명 실종

하기비스, 日 열도강타…18명 사망•13명 실종

Posted October. 14, 2019 08:41,   

Updated October. 14, 2019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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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9호 태풍 하기비스가 일본 열도를 강타했다. 12일 저녁 일본 시즈오카(靜岡)현 이즈(伊豆)반도에 상륙한 하기비스는 13일 오전까지 도쿄(東京)를 포함한 수도권 간토(關東) 지방과 동북 지방에 대형 비 피해를 냈다. NHK 방송에 따르면 13일 오후 4시 현재 18명이 사망하고 13명이 행방불명됐으며 149명이 부상을 당했다.

 도쿄는 12일 오후 9시경 하기비스의 집중 피해를 입었다. 주말이 시작되기 전부터 도쿄도민들이 식량을 사재기하면서 편의점과 슈퍼의 식품 코너는 텅 비었다. 12일 오후부터 13일 오전까지 대부분의 음식점들이 문을 닫으면서 음식 자체를 구할 수 없게 됐다.

 이번 태풍은 폭우를 동반하면서 연간 강수량의 30∼40%에 해당하는 비가 하루, 이틀 사이 쏟아졌다. 특히 지방에는 물 폭탄으로 하천이 범람해 마을 전체가 물에 잠기는 사태가 일어났다. 13일 오전 6시경 나가노(長野)현 나가노시 호야쓰(穗保) 지구의 하천 제방이 70m가량 붕괴되면서 주변 마을이 물에 잠겼다. 물은 건물 1층 부분까지 차올랐고 주민들은 지붕 위로 대피했다. 경찰과 소방대원뿐 아니라 2만7000여 명의 자위대원도 구조에 동원됐다.

 국토교통성에 따르면 10여 곳의 하천 제방이 붕괴됐고, 최소 36곳의 하천이 범람했다. 도쿄도에서도 다마가와(多摩川) 하천이 범람해 세타가야(世田谷)구 일대가 침수됐다. 도쿄도 내에 1044개소의 피난소가 설치됐고, 13일 자정 현재 7만6235명이 피난했다. 일본 전국적으로 피난 지시와 피난 권고를 받은 대상자는 일시적으로 1300만 명을 넘어섰다. 전국 42만여 가구는 정전 피해를 입었다.

 일본 기상청은 12일 오후 수도권과 도호쿠 지방 13개 광역지자체에 ‘폭우 특별 경보(경계 레벨 5)’를 발표했다. 이는 전원 피난을 지시하는 ‘경계 레벨 4’보다 더 높은 최고 수준 경보다. NHK 방송의 아나운서는 “목숨을 지키기 위해 최선의 행동을 취해 달라”고 반복적으로 말했다.

 수도권 하네다 공항과 나리타 공항은 13일 항공기 착륙을 재개했지만 출발은 상당수 결항됐다. 이날 오전 현재 일본 전국의 항공기 818편이 결항됐다.

 하기비스는 국제 행사에도 영향을 미쳤다. 12, 13일 럭비월드컵 3개 경기가 중지됐다. 럭비월드컵 역사상 경기가 중지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규정에 따라 양 팀은 비긴 것으로 처리됐다. 해상자위대는 14일 가나가와(神奈川)현 사가미(相模)만에서 개최할 예정이었던 국제 관함식을 중지했다. 통상 3년마다 개최되는 관함식에는 중국 등 7개 국가가 초청됐고, 한국은 한일 관계 악화로 초청받지 못했다.

 태풍 하기비스는 13일 정오 무렵 태평양 해상으로 빠져나가 온대성 저기압으로 바뀌면서 소멸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