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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고 수출이고 오로지 싸움뿐 경제는 관심 밖인가

물가고 수출이고 오로지 싸움뿐 경제는 관심 밖인가

Posted October. 02, 2019 07:40,   

Updated October. 02, 2019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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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월 소비자물가가 작년 같은 달에 비해 마이너스 0.4%로 집계됐다. 마이너스 물가는 1965년 물가통계 작성 이후 54년 만에 처음이다. 8월 소비자물가는 공식적으로는 0.0%였고 소수점 이하로 보면 마이너스 0.04%여서 사실상 2개월 연속 물가가 마이너스를 이어간 것으로 볼 수 있다.

 한국은행의 물가관리 목표치는 연 2%다. 이 정도는 돼야 생산과 소비가 살고 투자가 이어져 일자리도 늘어날 수 있다는 말이다. 마이너스 물가는 생산 투자 소비가 모두 가라 앉아 일본식 장기침체인 디플레이션에 들어서는 신호탄일 수도 있다. 정부는 통계 비교 시점인 작년 9월의 물가가 높은 기저효과가 있는데다 올 여름 농축산물, 유가가 하락한 데 따른 일시적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연말부터는 다시 오를 것이니 디플레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이다.

 정부 예측대로 연말에 물가가 다시 회복하고, 경기도 살아나면 좋겠지만 그렇게 보지 않는 경제 전문가들도 많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부터 물가상승률이 정부 목표인 2%를 지속적으로 밑도는 것은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수요 위축에 따른 장기적 현상일 수 있다는 진단을 내놓고 있다. 수요 위축, 생산 부진이 길게 이어지면 그게 디플레이션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우리 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하던 수출까지 10개월째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각종 경제관련 토론회에서는 장기침체에 대한 우려는 물론이고 수출이 더 나빠지면 이미 한계에 도달한 가계부채와 맞물려 외환위기 금융위기로 치닫을 수 있다는 경고까지 나오고 있다. 손경식 경총회장은 어제 토론회에서 “보수와 진보간 대결로 경제가 이념에 발목 잡히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면서 ”국가경쟁력 강화에 전력하지 않으면 20년간 장기불황에 빠진 일본의 전철을 답습할 수 있다"고 했는데 기업들이 현장에서 느끼는 바다.

 물론 2개월의 마이너스 물가가 실제 디플레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고, 수출 감소로 당장 경제위기가 닥치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만에 하나 가능성을 점검하고 이를 사전에 차단해 시스템 위기를 관리하는 게 정부가 할 일이다. 그런데 대통령, 경제부총리, 정책실장을 비롯해 누구 하나 위기감을 갖고 실효성 있는 대처 전략과 방안을 고민하고 있는 것인지 불안감을 떨치기 어렵다. 국가 총력을 울여도 헤쳐 나가기가 쉽지 않은 대내외 경제여건이다. 하루 빨리 경제 살리기가 국정과제의 중심에 놓여야 한다.